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결혼이야기] 1. 여자란...

자오나눔 2007. 1. 15. 21:56
1. 여자란...

     결혼...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번을  기도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만큼  결혼이 중요하다는 것이리라. 초혼도  아
   니고 재혼이면서 그것도  장애인의 몸으로 정상인과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이다. 이제부터 나의 결혼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내 결
   혼은 결론부터 말한다면 '아직도 못  다한 결혼'이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인도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고 한다. 창조주가 남자를 만들 때에 모든  물질을 다 써 버
   렸다. 그래서 남자를  위하여 여자를 만들어야 할텐데  어떻
   게 할까 생각하다가 다음과  같은 무형의 것들을 가지고 여
   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달과 같은 둥글함과,  포도 가지 같은 연함과,  풀잎 같은
   흔들림과, 갈대와 같은 가냘픔과, 꽃과  같은 화려함과, 나뭇
   잎과 같은 가벼움과, 햇빛과 같은  고요함과, 구름의 눈물과,
   바람과 같은 불안정과, 토끼 같은 두려움과, 공작새 같은 허
   세와, 새의 가슴과  같은 부드러움과, 다이아몬드 같은 강인
   함과, 꿀 같은  달콤함과, 호랑이 같은 잔인함과,  불과 같은
   열정과, 얼음 같은 냉혹함과, 종달새  같은 수다스러움과, 꾀
   꼬리 같은 소리와, 황새  같은 우아함과, 여름 날씨 같은 변
   덕스러움을 섞어서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여자를 만들어서  남자에게 데려다 주었더니 남자
   가 보기에 어떻게나 좋은지 이 남자는 그 여자를 끼고서 숲
   속으로 살아졌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이  남자가 여자를 데
   리고 나다.  "창조주여 어디에 계십니까? 저  여자하고는 도
   저히 못 살겠습니다. 하루종일  재잘거리고 하루종일 자기에
   게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졸라대니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습
   니다.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으면  울어대니 어떻게 합니까?
   제발 좀 데려가 주십시오!" 그랬더니  창조주가 "그래? 그러
   면 내가 데려가지"  이 남자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속으로
   살아졌다. 그런데 일주일만에 또 나왔다. "창조주여 그 여자
   가 없으니깐 생활이  텅 빈 것 같습니다. 그  아름답게 춤추
   던 모습 예쁘게  흘겨보던 눈 매달리며 애교  부리던 그 미
   소, 볼수록 아름답고  만질수록 부드럽고 그 여자가  없으니
   사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제게 돌려주십시오." 그래서 창조
   주가 "아! 그래? 그러면 데려가게" 이  남자는 다시 그 여자
   를 애지중지 끼고 숲속으로 사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주일이 아니라  삼일만에 나왔다. 근심
   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삼일만에  다시 나타나서 "창조주여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든 제게 주는  기
   쁨보다는 제게 주는  골머리가 더 심각합니다. 데려가  주세
   요!" 그랬더니 창조주가 "흥!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구먼 같
   이도 못살겠고  없어도 못살겠고  나도 모르겠네"하며 등을
   돌려 버렸다고 한다. 그랬더니  이 남자 왈 "이걸 어떻한담!
   내 팔자야!" 이  여자를 끼고 무거운 발걸음을  하며 숲속으
   로 살아졌다고 한다.

     결혼...
     하면 좋지만 하지  않는 것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나 같
   은 장애인에게는 결혼이  필수다. 특히 '돕는 배필'이  될 상
   대를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축복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부
   는 서로 돕는 배필이라고 한다. 돕는  배필이라는 것은 상대
   방의 단점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채워 주며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것이 부족한  나에게는 아내가 필
   요했다. 행복한 가정의  맛을 알았던 내가 사고로  장애인이
   되면서 모든 것이 깨져 버렸을 때는  절망의 연속이었다. 그
   러나 좋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때로는 질책을, 때로는 포용
   을, 때로는 친구가  되어 주던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신앙을
   갖게 되었고 '자오나눔선교회'라는 장애인 선교 봉사 단체를
   만들어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좋아했었던 사람도 있었다.
   결혼을 생각하고 사귀던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나에겐  벽
   이 너무 많았다.  지체1급의 장애, 딸린 아들, 가난... 현실에
   서 결혼을 하기엔 모두가 벽이었다. 이상한  것은 내 뜻과는
   달리 모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그랬다.
   "당신의 상대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 봐도 내  가까운 곳에는 없었다. 그러던 98년  11월 어
   느 날....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