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110] 느리게 달리기 경주?

자오나눔 2007. 1. 17. 19:00
달리기는 누가 빨리 출발선에서 목적지까지 가는가를 결정하는 경기입니다.
학교 운동회 때는 청군 백군으로 나눠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뛰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마을 대항 계주라도 있으면 얼마나 재미가 있었던지요.
뒤떨어져 달리던 우리 마을 선수가 바톤을 넘기자 맨날 지게지고 일만 하시던 동네 형이
앞에 있던 주자들을 한사람씩 제치고 1등으로 결승 테이프를 끊을 때
그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짜릿했더랍니다.
그날이 그리워지는 가을입니다.

교도소에서 재소자를 중심으로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그날은 외부 인사도 초청되고 재소자들의 가족도 일부는 초청되어 모두가 한마음으로
체육대회를 시작했습니다.
체육대회 순서 중에 참석한 가족을 업고 누가 빨리 달리나 시합을 했습니다.
상품도 푸짐합니다.
재소자들은 가족을 업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아버님을 업고, 어머님을 업고, 할머님을 업고, 아들을 업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결승선까지 아무리 늦어도 1분이면 되는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도착을 하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서
가족을 업고 뛰는데 업고 있는 사람도 울고, 업혀 있는 사람도 울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울었습니다.

가족, 가정, 행복...
참으로 소중한 것입니다.
내 가정은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가족의 행복은 내가 지켜줘야 합니다.
나의 순간적인 실수가 가정의 행복을 깨버릴 수 있습니다.
비 오는 토요일입니다.
짜증나기 쉬운 비요일에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할짝 웃으며 하루를 시작합시다.
활짝~!! ^_^*
2002.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