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188] 죽을 일이 참 많다

자오나눔 2007. 1. 17. 21:19
어제밤에 잠시 밖에 나가 보았는데 기온이 뚝 떨어졌는지
어깨가 움츠러 듭니다.
그래도 속으로는 "아~! 좋다!"라고 해 보았습니다.
사실 추워 죽겠는데 좋을게 뭐가 있겠는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들에게는 죽을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좋아도 "좋아 죽겠다.",
힘들어도 "힘들어 죽겠다",
행복해도 "행복해 죽겠다",
아파도 "아파 죽겠다."...

하지만, 우리 삶이란 이래서 싫고 저래서 죽겠고 하는 것보다는,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 기쁨의 실을 풀어 가다 보면,
한 없는 인생의 실타래를 풀다가
그것도 다 못풀고 이세상 떠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날마다 불만의 실꾸러미 주무르며 불평만 늘어 놓다 보면
한평생을 불만속에 보내다 갈 것 같습니다.

그러니 뭐 굉장히 좋은 것은 아니더라도,
어스름한 달밤에 좋은 사람과 길을 걸으며
좋은 사람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는 행복은 아니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따뜻한 자리에서 잠을 잤구나' 하는
소박한 느낌이 좋은 하루,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일어 날까' 기대하는 행복속에
시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좋은지요.

복된 주일입니다.
이 하루가 복되게 흘러갈 것이란 거 잘 아시지요?
오늘도 유쾌, 통쾌, 상쾌, 행복입니다.

2003.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