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341] 소가 호랑이를 잡다

자오나눔 2007. 1. 26. 00:06
시골서 태어나 시골서 자란 저는 자연스럽게 집안의 일을 하게됩니다.
나이도 어린 저는 논 밭에 나가는 일보다,
새벽에 일어나 소를 끌고 들로 산으로 나가서 소가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밥 먹을 때가 되어 소를 끌고 다시 집으로 와서 외양간에 묶어 놓고,
책보따리를 어깨에 걸쳐서 앞가슴에 메고 학교로 달려 갑니다.
학교에 다녀와 다시 소를 끌고 산으로 들로 나가서 어두어질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 옵니다.
산에서 소를 풀어 주면 소가 남의 밭에도 들어가고
금방 보이던 소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친구들과 놀이에 정신없다 보면 소를 잃어 먹곤 합니다.
친구들과 소를 찾다 못찾으면 혼자 남아서 소를 찾고
집에 연락하여 어른들이 나와서 찾기도 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랍니다.
어떤 소년이 소를 먹이다 소를 잃어 버렸습니다.
온 산을 헤매며 소를 찾고 있는데 어디쯤 가니까
자기 소가 이상하게 생긴 소랑 싸움을 하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앉아서 "우리 소 이겨라! 우리소 이겨라!"고 열심히 응원을 했더랍니다.
동네 사람들이 소와 소년을 찾기위해 괭과리와 징을 울리며 산으로 올라와서 보니
소년의 소가 싸움에서 이겼는데
죽어 있는 소를 보니 호랑이더랍니다.
주인의 칭찬과 격려에 소년의 손은 호랑이를 잡은 전설같은 이야기입니다.

소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해 주니 호랑이를 잡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 준다면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칭찬과 격려는 날마다 풍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복된 주일입니다.
주신 복을 마음껏 누리시는 한 날이 되세요.

2003.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