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353] 오히려 여유가 생기던 날

자오나눔 2007. 1. 26. 00:13
비라는 표현보다는 폭포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내리는 비를 보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위해 집을 나서는 걸 주저합니다.
차가 있는 곳까지 가면 되지만
워낙 많이 내리는 비라 주저하게 되는가 봅니다.

왕복 이십리길을 매일 걸어서 학교에 다녔던 시절이 제게도 있습니다.
책가방 대신 책보따리 어깨에 메고 들판 길을 달리며
학교에 다녔던 시절이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비료 포대를 잘라서 만든 우의를 걸치고
학교로 달려갑니다.
학교에 도착하면 속옷까지 젖어 있는데도
책이 젖어 있는게 더 속상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처음에는 비를 맞지 않으려고 해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결국 비를 맞기로 작정을 하고 가노라면
오히려 여유가 생깁니다.
비 내리는 하늘과 주변의 경치까지 구경할 수 있는 시야가 열립니다.
피하지 못할거라면
어차피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이라면
즐기며 가는 것도 괜찮겠지요?

오늘도 평안함으로 하루를 보냅시다.
주의 자비가~ 함께.

2003.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