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447] 쓸개없는 여자

자오나눔 2007. 1. 26. 01:15
오늘까지 20여일 동안은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는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가서
급성췌장염 수술을 하여 고비를 넘겼는데...
일주일만에 똑 같은 증상으로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
다시 병원으로 갔더니 쓸개를 떼어내야 한다고...
쓸개없는 여자가 된다며 우울해하는 아내 달래서
수술을 받을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내 몸에도 이상이 옵니다.
배꼽에서 배속 갚은 곳까지 엄청 아파옵니다.
아내 수술이 우선이라 쓸개제거 수술을 시켜놓고
하루 간병을 하곤 저도 응급실로 입원을 했더랍니다.
CT 촬영결과 배꼽 주위에 염증이 심하고
그 아래에 알 수 없는 혹이 보인다고...

덩달아 저도 수술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걱정했던 병은 아니어서
작은 덩어리를 제거하고 염증까지 제거를 하였습니다.
수술한지 이틀만에 오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해야 할 일이 태산이라...

진통제 기운을 빌려 이것 저것 정리를 하다가
철부지 아들래미가 말을 안듣습니다.
나도 모르게 고함을 꽥지르다가
배를 움켜잡고 숨 고르기를 합니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
겸손하라고...
겸손하라고...
성질대로 고함을 꽥지르려는 내게
고통을 주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작은 것을 통하여 깨달음을 주시니
그것 또한 감사의 조건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2004. 9. 2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