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그가 이 세상에서 살아온 나날입니다. 38년 동안 17여년을 교도소에서 푸른 죄수복을 입고 살아왔으니 자라면서 거의 교도소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를 7년 전에 만났습니다.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매월 교화행사를 가는데 그때 만난 것이지요. 살기어린 눈빛, 건장한 체구, 거친 언어, 들리는 풍문…….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소자였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재소자 중에 왜 그가 더 눈에 들어왔는지……. 재소자들에게 성경필사를 하도록 권면하며, 칭찬하며 작은 성과도 있던 날, 그가 성경 66권을 손으로 써서 제게 가져왔습니다. 한글도 모르던 그가 처음엔 성경 글자를 보며 그냥 따라 그렸답니다. 그렇게 성경을 쓰며 한글을 배우더군요. 검정고시에 도전하라고 했습니다. 수시로 칭찬을 해 주며, 대입검정고시까지 패스하면 대학을 보내 사회 복지사로 만들어 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그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나 봅니다. 교도관들의 도움도 컸지요.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패스하더니 출소를 며칠 앞두고 대입 검정고시도 합격을 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며칠 전에 춘천에 봉사를 다녀오며 홍천에 들렸습니다. 출소한 그를 만났습니다. 공사판 인부로 일을 다니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힘들면 내게로 오라고 하면서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람이 되라고 권면을 해 줍니다. 그의 살기어린 눈빛이 지금은 순한 양처럼 변해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사용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2007.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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