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이 영화 88분이 나를 흥분케 했다.
[감상] 영화 88분을 보고
- 들어가는 말
어떤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아무리 아니라고 해명을 하려고 해도 그는 이미 나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얼마나 억울했던지 자신의 모든 생업을 포기하고 자신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는데 성공했다. 자신의 누명을 벗겼지만 실체는 어디로 가버리고 껍데기만 잡고 있음을 발견하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우리들 삶의 터전에서 크고 작은 진실이 왜곡되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런 일을 당할 때가 분명히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진실은 무엇이며, 거짓은 무엇이기에 그토록 힘들게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들을 한두 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진실이 있는 곳에 정의가 살아 숨쉬고, 그 진실은 정의를 등에 업고 희망찬 날개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진실과 정의가 교차하는 교차점이 있다면, 그 교차점의 모습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이 영화 88분을 보고 있노라면 진실과 정의의 교차점을 생각하게 된다. 알파치노라는 유명한 배우가 출연했기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겠지만, 보다보면 알파치노라는 실물은 보이지 않고, 알파치노가 연기하고 있는 주인공 잭 그램에 흠뻑 빠지게 된다. 마치 내가 스크린 속의 주인공이 되어, 그 문제를 풀어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자신이 사회로부터 생매장 되어야 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 빠지게 될 것이기에 말이다. 남은 시간은 88분이다. 88분이 지나면 자신은 죽어야 한다. 아니 죽임을 당해야 한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아이고~ 오금이 저린다.
- 영화의 줄거리
주인공 잭 그램(알파치노)은 대학의 범죄 심리와 관계되는 교수이면서 FBI에서 자문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일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지만 일 외에서는 술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좀 문제가 있는 잭 그램.
또한 어린 시절 아픔으로 미혼인 채 일에 매달린다.
"포스터"라는 범인을 완벽한 시나리오로 사형에 이르게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
"당신은 88분 안에 죽게 될 것이야. 틱토톡"
이어 계속되는 "포스터"의 범행방법과 유사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협박은 여전히 계속된다. 자신의 승용차 폭발, 자택 테러까지 받게 되는 등, 찜찜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데…. 88분간에 계속되는 사건들, 잭 그램(알파치노)은 이 사건들을 어떻게 헤쳐 나올 것인가?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 감상
이 영화는 88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는 ‘복선과 트라우마’가 있다. ‘복선’이란? ‘시나리오의 결말을 암시하거나 힌트가 되는 부분 지칭’하는 것이고, ‘트라우마’란 ‘정신적인 상처’를 의미한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때 그 상처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프로이드의 이론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잭 그램(알파치노)의 트라우마는 여동생이다. 자기가 추궁하는 범인에 의해 살해된 여동생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트라우마다.
이 영화는 얼핏 보면 스릴러물 같지만, 깊숙하게 들어가 보면 정신적인 상처를 치료해 나가는 치유적인 영화로 보는 것이 더 무방하다. 트라우마를 생각하며 이 영화를 본다면 더 멋지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나가는 말
아무리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그 속에 깊이 들어가 보면 노출되지 않고 꼭꼭 숨겨져 있는 정신적인 상처가 한 두 개쯤은 있다고 한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일들은 기억의 잔영이 옅어짐으로 인해 생활 속에서 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나에게 상처가 있다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치유를 하지 않으면 그것이 결국 병이 되는 것이다. 우리말에 ‘화병’이라는 것이 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화병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떻게 트라우마를 치유해 나갈 것인가. 이 영화를 보다 보면 긴장에서 안도감으로 이동을 하게 되고, 어렴풋이 정심적인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쉽게 볼 수 있는 영화이지만 깊은 무엇인가를 건질 수 있는 영화다.
2008. 3. 7.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