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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눔의 편지 537] 감옥에서 펜으로 쓴 성경

자오나눔 2008. 3. 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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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소에서 택배를 보내왔습니다. 세 박스나 됩니다.

열어보니 법전처럼 두꺼운 합본이 들어 있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안양교도소 교정사역을 시작한지 벌써 11년.

매월 그들과 함께 할 때마다 성경을 직접 펜으로 써 보기를 권면했었습니다.

물론 필사 용지도 협찬을 받아 필요한 만큼 항상 조달을 해 주었습니다.

열심히 필사를 하는 재소자에게는 영치금도 넣어주고,

교화행사 때마다 많은 재소자 앞에서 칭찬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많은 재소자들이 성경필사를 해 보겠다며 신청을 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포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그중에 몇 분은 묵묵히 성경 필사를 했습니다.

같은 방에 기거하는 재소자들이 모두 잘 때도 조용히 일어나

감방 안에 있는 화장실 불빛을 도움 받아 열심히 성경을 썼습니다.

그들은 성경을 쓰면서 기도를 합니다.


성경 필사지 군데군데 얼룩이 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그들이 성경을 쓰면서 흘린 눈물 자국일 것입니다.

그들이 쓴 성경을 정리하여 합본을 해 주려고 준비를 하다가

그 눈물 자국을 보고 그 상황을 생각하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든지요.

저는 그들이 성경 필사를 하며 눈물 흘리던 그 순간만은

이 세상 누구보다 더 깨끗한 마음이었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들이 분명 예수님을 만났다고 믿습니다.


출소를 하여서도 성경 필사하던 때를 기억하며,

합본 해 놓은 것을 보면서,

분명히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자들이 할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2008. 3. 22.

-양미동(나눔)―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 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빌 2:5-8)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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