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편지 237] 한 번 더!

자오쉼터가 있는 곳은 아직 상수도가 들어 오지 않는 마을입니다.
집집마다 지하수를 파서 사용하지만 물이 귀한 마을입니다.
바다를 매립한 곳과 가까우니 조금 깊게 파면 짠물이 나오고
조금 파면 물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오쉼터에 지하수를 두 개 팠습니다.
한 개는 우리가 사용하고,
다른 한 개는 약수터로 개발하여 마을에 제공하려는 생각으로 팠지요.
지하 100미터 이상을 판 두 곳에서 모두 물이 나옵니다.
한 곳에서는 물이 많이 나오고, 한 곳에서는 물이 작게 나옵니다.

그런데,
물이 많이 나오는 곳은 계속 흙탕물인데,
작게 나오는 곳은 처음부터 맑은 물입니다.
흙탕물 나오는 지하수를 막아버리려 했더랍니다.
그러다 맑은 물을 주로 사용하다가 흙탕물을 가라 앉힌 후 사용해 보았습니다.
물이 질이 다릅니다.
비누도 잘 풀리고 물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사용하지 않으려 했던 물이 진짜 좋은 물이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쉽게 생각하고
쉽게 결정을 내리려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한 번 더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

복된 주일입니다.
받은 복을 마음껏 누리는 한 날이 됩시다.
2003.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