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243] 힘냅시다

자오나눔 2007. 1. 17. 22:15
봄비가 꽃샘추위를 밀어 내고 있던 어제는 안양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교화행사를 다녀왔더랍니다.
이것 저것 준비해간 음식은 그들을 잠시나마 행복하게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행사을 마치고 나면
또 다시 공허함속에서 허우적 거릴거라는 것은
본인들이 더 잘알고 있는지 모릅니다.

출소한 어느 재소자의 다른 범법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실망이 내게 있었던가 봅니다.
아니면
다음주부터 오갈 곳 없는 여성 장애인들이 입주하여 살아갈텐데
아직도 공사를 마무리 안해주고 있는 시공자로 인해
많이 지쳐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계시던 목사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
"우리 힘냅시다."
내 마음을 들켜 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참 감사했습니다.
나오려는 눈물 감추느라 라디오 체널만 옮기고 있었습니다.

지금 저는 "우리 힘냅시다"라는 말을 전염시키고 싶습니다.
힘드시지요?
그래요...
"그래도 우리 힘냅시다."

2003.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