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444] 마음이 밝으면

자오나눔 2007. 1. 26. 01:13
아내가 급성췌장염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2인용 병실밖에 없어서 2인실에 입원을 해 있는데
옆 침대에 새로운 환자가 들어옵니다.

하룻밤을 지내고 의사들이 회진을 하면서
환자들의 상태를 이야기 하는 도중에 할머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합니다.
급성 신부전증으로 입원을 했는데
폐렴 증세가 있다고 합니다.
그 순간 할머님의 표정이 변합니다.

그날 밤,
밤이 새도록 할머님은 주무시지 못합니다.
누웠다 앉았다 안절부절 입니다.
얼굴 표정은 어둡습니다.
아침도 잡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보호자께 말하시길…….
“숨기지 말고 이야기를 해 다오, 나 지금 폐암 맞지?” 하시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아하~
그것이었습니다.
할머님은 폐렴을 폐암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별의 별 생각을 하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기나긴 밤이었던 것입니다.
보호자가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믿지 않기에
저에게 확인을 해 봅니다.
“의사들이 말한 것은 폐렴 증세가 있으니
새로운 약을 처방하라는 것이었다.” 고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그 순간 할머님의 얼굴이 밝아집니다.
식사를 하십니다.
조잘조잘 이야기도 잘 하십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온 사람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일수도 있습니다.
‘마음의 병’이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마음이 밝으면 얼굴도 밝아집니다.

2004. 8. 18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