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자유 게시판

저 용달 아저씨 어쩐데?

자오나눔 2007. 9. 24. 09:40

친구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일 오후 예배까지 드린 후 아내와 함께 대전으로 이동을 한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숨이 컥 막힌다.

이건 고속도로가 아니라 주차장이다.

휴게소에는 입구까지 차가 서 있고,

주차할 곳을 못 찾은 일부 자가용들은 도로 갓길에 주차를 해 놨다.

추석 귀성 차량들이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 라는 배부른 생각도 해 본다.


1차선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쌩쌩 잘도 달린다.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9인승 이상에 6명 이상 태운 차들이 부럽다.

오늘따라 경찰차가 도로 위를 많이 달리고 있다.

앞서 가던 경찰차가 서행을 한다. 뒤에 가던 우리는 답답해하고~

그러더니 사이렌을 불며 1차선으로 들어간다.

깜박이가 켜지고 앞서가던 차가 갓길로 인도 된다.

전용차로 위반으로 걸린다.

아고 어쩌나~~

이때 경찰 아저씨들은 이렇게 생각할까?

‘딱 걸렸어!’

걸린 운전사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 내가 조금 빨리 가려고 교통위반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아니면,

‘에이~ 재수 없으려니까~ 다른 차들은 잘도 가드만~ 하필 내가 갈 때 경찰차가 있냐~’

이렇게 생각할까?


나도 고향이 전남 완도 청산이라

명절 때 한번 다녀오려면 파김치가 되는데

우리민족 대단한 민족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아고~ 비까지 내리고 있네.

그나저나 지금 어디까지 온 거여?

벌써 3시간을 넘게 왔는데 아직 천안이여?

아내에게 하는 말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그 사이에 많은 차량들이 갓길로 인도된다.


신탄진을 지나고 있는 듯하다.

그때 갑자기 용달 한 대가 전용차로로 달려간다.

어디서 왔는지 경찰차가 바로 뒤 따른다.

갓길로 인도되는 용달.

아고 어쩐데…….

우리는 구경하며 안타까워하며 계속 간다.

얼래? 

500미터쯤 가니 버스 전용차로를 알리는 파란 띠가 없다.

전용차로가 끝난 거다.

저 용달 아저씨 어쩐데?

조금만 참고 오시지…….

잘 오시다 마지막을 참지 못하고 위반하여 걸리셨네…….

저 아저씬 지금 어떤 마음이실까?


버스 전용차로가 끝나니 조금 풀린다.

무사하게 문상을 마치고 다시 올라왔지만

오늘 버스 전용차로 위반하여 걸린 운전자들이 마음에 걸린다.

저들이 마음 가볍게 생각하고 안전하게 운전하고 고향에 도착하여

추석 명절 잘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


2007. 9. 23.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