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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편지 521] 모닝콜 그리고 아들과 나

자오나눔 2007. 11. 13. 00:19
[나눔의 편지 521] 모닝콜 그리고 아들과 나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핸드폰에서 울리는 모닝콜 소리입니다.
내 핸드폰에서 나는 소린가 했는데 아닙니다.
우리 부부는 이미 일어나 각자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방에서 나오는 소리였습니다.
수학여행을 간다고 지난 밤 늦게까지 무언가 준비하더니
모닝콜을 설정해 놓았나 봅니다.
유년 시절에 소풍 가기 전날의 추억이 있기에 녀석의 마음이 짐작됩니다.

그런데…,
보청기를 빼면 천둥소리도 듣지 못하는 녀석이
모닝콜 설정을 해 놓았네요.
모닝콜은 몇 번을 반복하며 주인을 깨우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주인은 듣지 못하고 계속 자고 있습니다.
깨워주지 않으면 수학여행도 못가고 늦잠 잘 것 같습니다.

문득, 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은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나에게 사랑을 표현하시는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내 멋에 겨워 살아가려고 합니다.
주님의 음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내 모습이
모닝콜을 듣지 못하고 계속 자고 있는 아들의 모습과 겹치고 있습니다.
주여, 귀를 열어 듣게 하소서.


소금이 좋은 것이나 소금도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땅에도, 거름에도 쓸 데 없어 내버리느니라 들을 귀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하시니라
눅 14: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