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스크랩]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자오나눔 2012. 9. 23. 09:27

 

사람이 살아가면서 두 가지 일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다. 모두가 중요한 일인 것 같지만, 우선순위를 둔다면 해야 할 일이 먼저이다. 해야 할 일은 꼭 필요한 일이고 남에게 유익을 끼치는 일이지만, 하고 싶은 일은 내 개인의 일이고 내 욕심이 내면에 깔려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에게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설명해 주면서,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선택을 해야 한다면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라고 권면을 해준다.

토요일에 결혼예배를 드리고 주일 성수를 잘 마쳤다. 예정대로라면 부부가 여행을 떠나야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 형제들을 찾아가 교화 행사를 하는 일이었다. 박목사님과 백집사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이 교화행사를 가야할 상황이 되었다. 토요일에 결혼 예배를 마치고 현미 찹쌀과 일반미를 차에 싣고 떡집으로 갔다. 인절미와 백설기를 주문해 놓고 할인매장에 가서 과일과 과자와 접시와 컵을 구입하여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월요일 아침 일찍 백집사님이 전화를 주셨다. 아버님이 응급실에 실려 가셔서 상황을 봐야 하기에 교도소에 갈 수 없게 되었단다. 어? 그러면 박목사님과 나뿐이네? 단 둘이서 가야할 처지가 됐다. 일을 하러 가야하는 아내에게 사역에 동참하면 안 되겠냐고 의견을 물었더니 감사하게도 순종을 해 준다. 아내를 태우고 안양교도소로 이동을 했다. 교정위원실에서 담당 교도관을 기다리고 있는데 박목사님이 어떤 분들을 모시고 들어오신다. 1급 시각장애인인 고성선 목사님과 사모님이셨다. 찬양사역자이신 두 분을 모시고 오신 것이다. 와~ 여호와이레의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이다. 이번 교정사역에 다섯 명이 참석을 하게 되었다.


재소자들이 미리 와서 찬양을 하고 있다. 여전히 프로를 뺨칠 정도로 연주와 찬양 실력이 대단하다. 재소자가 안 되었더라면 저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단한 실력자들이다. 박목사님이 마이크를 잡고 나의 결혼 소식을 들려주니 재소자 형제들이 환호를 하며 함께 축하를 해 준다. 1급 장애인이면서 아내와 사별한 상태이고 아들까지 딸린 사람에게 시집올 사람이 생긴 것은 참으로 많은 분들이 기도를 해 주신 덕분이지만, 소록도 한센인들과 안양교도소 재소자 형제들의 기도가 한 몫을 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박목사님이 고목사님 부부를 소개하자, 사모님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마이크 앞으로 나간 고목사님 성령 충만하게 찬양을 하신다. 이윽고 부부가 짧은 간증을 멘트로 넣어가며 은혜롭게 찬양을 하신다. 1시간 정도의 찬양이 이어졌다. 박목사님의 대표 기도가 끝나자 내 순서가 되었다. 마이크 앞으로 나갔다. 막 7:24-30절을 본문으로 놓고 기도로 준비한 설교를 한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아멘 소리가 자주 들린다. 사람에게는 누구든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모든 문제의 해답은 예수님께 있음을 전한다.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치료하고 위로해 주실 분도 예수님이며, 육신의 문제도 해결해 주실 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전해 준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준다.


준비해간 음식을 나눈다. 모처럼 푸짐하게 차려진 원탁에는 행복한 웃음과 함께 부드러움이 감돌고 있었다. 음식을 나누며 재소자들의 찬양과 짧은 간증들이 이어진다. 박목사님은 그 와중에도 재소자들의 상담을 받아 주고 계신다. 어느새 정해진 시간이 다 지나갔다. 박목사님께 마무리 기도를 부탁했다. 기도를 끝으로 다음 달을 기약하며 우리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저들의 가슴에는 고향이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명절을 맞이하여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명절이 고통인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다. 서러워서 설이 아닌, 추워서 추석이 아닌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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