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 쉼터에는 생산된 지 30년이 넘은 피아노가 한 대 있습니다.
피아노를 칠 사람이 없어서 1년에 한 두 번사용하고 있지요.
평상시 예배 때는 반주기를 사용하고
외부에서 손님들이 오는 행사가 있을 때만 피아노는 빛을 발합니다.
그래도 1년에 한 번씩은 피아노 조율을 해 줍니다.
자오나눔선교회 설립감사 예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피아노 조율사에게 전화를 하여 오시게 했습니다.
안산 월피동에 있는 가나피아노입니다.
안산에 자주 가는 입장이라 지나가다 간판을 보고 저장해 놓은 전화 번호.
조율사께서 오셔서 피아노를 분해합니다.
12회 정도 조율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남다릅니다.
88개의 나뭇조각들을 한 개씩 분리하여 기름을 칠해줍니다.
사람의 관절처럼 사용하지 않으면 작동이 잘 안 된다고 하네요.
2시간 넘게 조율을 해 주셨는데 지켜보자니 리모델링 수준으로 해 주십니다.
피아노가 생산된 지 30년이 넘어서 불안한 조각들까지 잘 고정을 시켜 주시네요.
피아노 의자까지 점검해서 빠진 나사도 나무젓가락과 본드를 이용해 구멍을 막고
그 위에 다시 나사를 박아서 제대로 고정을 시켜 주십니다.
프로는 이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해진 일을 해 놓고 조금 더 해 주는 것,
당사자는 조금 더 힘이 들지는 몰라도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의 감동은
참으로 오래 간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우리들 삶이 그래야겠지요.
조율을 마치고 요금을 드리는데 제가 오히려 감사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그냥 해 드려야 하는데 요금을 받아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조율사님도 20대에 군대서 화상을 입으셨더군요.
자연스럽게 제가 입은 화상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해 주는 말,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네요.”
복음을 전하는 내게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만 하시는 조율사님.
언젠간 그 마음이 치유가 되어 멋지고 근사한 십자가 군병이 될 것입니다.
조율을 마치고 듣는 현란한 연주는 없었지만,
어느 멋진 봄날에 들었던 멋진 피아노 연주보다 더 여운이 남았던 날이었습니다.
[시 108:1]
하나님이여 내 마음을 정하였사오니 내가 노래하며 나의 마음을 다하여 찬양하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