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가을

자오나눔 2007. 1. 16. 13:16
가을

아버지 굳은살 배긴 손아귀에
한 웅큼 잡힌 벼포기
그 심한 가뭄 때도
사람 혼을 빼 놓던 태풍에도
잘도 견디기에
꽃 피고 열매 맺어
우리 아버지 주름살 펴줄까 생각했는데
뒤 늦은 물 난리에
열매마저 흙속에 묻히고
남은 벼 움켜잡은 손 부르르 떨릴때
벼 포기에 달린 알맹이 닮은 땀방울
우리 아버지 얼굴에 달려있다.

9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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