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나눔의 동산] 기다리는 사람이있기에

자오나눔 2007. 1. 17. 14:42
이제야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잔치를 시작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봉사를 가는 날에는 제법 화려한 꽃잔치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원도라는 특수성 때문에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 참 길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도 화성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차로 가려면 3시간은 달려야 하기에 아침이 분주하다. 아침 7시30분에 아내와 함께 집에서 출발을 한다. 차에는 어제부터 맛있게 양념을 재워놓은 삼겹살과 겉절이 등 푸짐한 음식이 실려있다. 춘천 나눔의 동산 50여명의 장애인들에게 대접할 음식이다. 마도 사거리에서 제비꽃님을 태우고 부지런히 달린다. 도로가 덜 막힌다. 평소에 봉사갈 때보다 10분 먼저 출발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난다. 여주 휴게소에서 미룡간사 합류하고, 춘천 공설운동장 앞에서 후리지아님과 미인님도 합류를 한다. 차에서 반가운 정담을 나누며 마음껏 자연을 감상한다. 참 아름다운 경치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야가 불에 타 볼품 사납게 변해버린 뉴스를 보았었다. 소중한 재산을 불에 태워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눈다.

반갑게 맞이하는 나눔의 동산 가족들. 벌써 다른 팀들이 도착하여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놓아야 할 자리에 옮겨 놓는 일행들. 드럼통을 잘라 만든 불 판을 끌고 와 불을 피운다. 불 탄과 장작을 넣고 연기가 빠져나가자 석쇠를 올리고 양념이 잘 배인 고기를 굽는다.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30근의 삼겹살을 양념에 재워왔는데 숯불에 구우니 더 맛있는 냄새가 난다. 자운님도 잠시 시간을 내어 도착한다. 장애인들이 하나둘 고기 굽는 장소로 모인다. 식당 방으로 들어가게 하고 일부는 상을 차린다. 상추와 쑥갓이 놓이고, 배추김치, 부추김치 등이 놓인다. 밥이 차려지고 국도 놓인다. 맛있게 구워진 고기가 올라온다. 감사의 기도를 드려준다.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해 갔기에 푸짐한 점심상이 보기 좋다.

“항상 잔 밥이 남아서 개를 먹였는데 오늘은 너무 맛있어서 개가 먹을 잔 밥이 남지 않았다. ”며 감사를 전하는 나눔의 동산 원장님. 아직 신고시설로 허가를 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할머님 몇 분이 보이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밭에 나가서 내려오지 않고 있단다. 그래서 밥을 배달해 드렸단다. 건강하시다니 한숨이 놓인다. 일부는 청소와 설거지를 하고, 아내와 미룡간사와 함께 밭으로 올라갔다. 할머님 네 명이 밭에 풀을 뽑고 계셨다. 씨앗뿌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일하시다 벌떡 일어나 아내와 미룡간사를 끌어안는 할머님들. 정이다. 행복한 웃음이 퍼진다. 밭에서 내려다보는 나눔의 동산은 마냥 평화롭다. 빈 그릇을 챙겨서 내려오는데 개들이 있는 곳을 지난다. 하얀 개 한 마리가 이상하다. 오른쪽 앞다리가 짧다. 사고를 당했는가 보다. 녀석 불편할 텐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네...

후식으로 커피 한잔씩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제 돌아갈 때는 다른 길로 가기로 한다. 봉사하며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수 있으니 참 복된 삶이라는 생각에 감사가 나온다. 춘천 시내 쪽에는 꽃이 피었던데 나눔의 동산은 산 속이라 그런지 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진달래도 먼 산에서만 보인다. 그래도 나뭇가지마다 작은 푸름이 맺히고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에 봄은 오고 있었다. 4월 중순의 봄은 바람 따라 달려오고 있었다. 어느새 차는 가평을 지나고 있었다. 하루가 빠르다.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2005. 4. 14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