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253] 들어야 할 소리

자오나눔 2007. 1. 17. 22:27
아침에 지하수 물탱크 점검을 하려고 올라가는데
알알이 부서지며 쏟아지는 햇살이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낯선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뾰뾰, 삐삐, 깍깍, 뾰로롱, 짹짹, 찌찌, 뽀삐..." 등
여러가지 소리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름모를 새부터 낯익은 새까지
이 나무 저 나무로 날으며 노래하는 소리였습니다.

저 새들은 분명 오래전부터 노래하고 있었을 것이고
어제 낮에도 노래하고 있었을 것인데
왜 한마리 정도 노래하는 것을 들은 것 같은 기억만 있는지...
힘들고 어렵다는 세상에서 살면서
진짜 들어야 할 소리들을 놓치고 살아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봄날 햇살 받으며 병아리 삐약거리는 소리,
사랑하는 가족들의 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
젖살이 포동포동한 어린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까지...
모두가 들어야 할 소중한 소리들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들어야 할 귀를 열어 놓지 못한 건 아닌지...

마음의 귀를 열면
진자 들어야 할 소리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햇살 고운 봄날입니다.
행복합시다.

2003. 0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