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의 일생은 하나님에 의해 쓰여진 동화와 같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가 시작될 때 좌측 상단에 자막으로 보이던 문구였다. 참 아름다운 표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왔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연결하여 화면을 크게 볼 수 있도록 해놓았던 덕분에 극장의 스크린은 아니지만 큰 불편함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실존 인물 공형진군을 모델로 제작되었던 말아톤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한참을 어색해 했었다. 사람이 감동을 받으면 눈물을 흘리거나 기뻐서 팔짝 팔짝 뛰거나, 두 팔을 벌리며 환호성을 지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데 잠시 그 당연함을 어색해 했던 것을 생각하면, 내 감정이 다른 쪽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았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며칠 전에 ‘맨발의 기봉이’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개봉할 때는 보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볼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 그 영화를 보면서 ‘말아톤’이라는 영화를 생각했었고, 말아톤에서 받았던 감동을 똑같이 받았었다. 그때보다 더 진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음은 효(孝)를 가슴에 그대로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친부모를 일찍 여윈 탓도 있었겠지만 부모 살아생전에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섬기지 못했음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한적한 시골 ‘다랭이’ 마을에는 어려서 열병을 앓아 나이는 40살이지만 지능은 8살에 머문 때 묻지 않은 노총각 기봉이 산다. 기봉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것은 엄마, 제일 잘하는 것은 달리기이다. 동네 허드렛일을 하면서 얻어오는 음식거리를 엄마에게 빨리 가져다주고 싶은 마음에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집으로 뛰어가 따뜻한 밥상을 차리는 그를 보고 동네 사람들은 ‘맨발의 기봉이’라고 부른다.
어려운 생활 형편이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라곤 한 점 없다. 하루하루를 늘 감사하면서 사는 그들은 항상 밝고 환한 웃음을 지을 뿐이다. 엄마를 위해 달리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달리기 하나만은 자신 있었던 기봉은 우연히 그 지역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 엉겁결에 참여하게 되고 당당히 입상까지 한다. 그로 인해 평생 고생만 해온 엄마에게 뜻하지 않은 기쁨을 줄 수 있었던 기봉은 그 후로 달리기를 통해 엄마에게 즐거움을 주기로 결심을 한다.
한편, 기봉이의 재능을 기특하게 여긴 다랭이 마을 백 이장은 기봉이를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하고, 기봉이의 트레이너를 자처하며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기봉이는 일등을 하면 이가 없어 마음대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엄마에게 틀니를 해드리라 결심하며 매일 동네를 달리며 연습에 매진하게 되는데…
기봉이가 동네 허드렛일을 하지 않고 달리기 연습만 하자 기봉이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기봉이가 했던 동네 허드렛일을 어쩔 수 없이 주인들이 해야만 한다. 불편을 느낀 동네 사람들은 이장을 욕하며 기봉이의 달리기 연습을 방해한다. 마침 기봉이가 달리기 연습을 하다가 쓰러지고 병원에 가 보니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네 회의가 열리고 기봉이의 마라톤 출전을 못하게 하고, 달리기 연습도 못하게 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기봉이는 기운이 빠지기 시작한다. 달려야 하는데 달리지 못하니 기운이 빠질 수밖에…….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병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기봉이는 탈진에 가까운 처지에 빠진다. 그때 나타난 사진관 여주인, 아직 미스인 그녀가 기봉이에게 힘이 되어 준다. 다시 달리도록 여건을 조성해 준다. 우여곡절 끝에 기봉이는 전국 하프마라톤 대회에 출전을 하게 되고, 마을에서도 대대적인 응원단이 참석을 했다. 반환점을 돌아설 때 기봉이는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기봉이는 협심증이 도져서 도로에 쓰러지고 만다. 뒤쳐졌던 주자들이 모두 기봉이를 앞질러 달려간다. 해는 어느새 빌딩숲 속으로 숨어버리고 어둠이 찾아오는데 기봉이는 아직 결승점에 도착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행사를 마감하려고 하고 마을 사람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선수가 있다며 기다리게 한다.
한편 기봉이는 어머니의 웃는 모습을 보았는가? 다시 기운을 차린다. 비틀비틀 일어서서 한걸음 한걸음씩 달리기 시작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에 드디어 결승점에 도착한 기봉이. 기봉이에게는 코스를 완주했다는 기념메달이 수여된다. 뒤늦게 도착한 기봉이 어머니는 기봉이가 1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글을 모르니 기념 메달을 보여주며 1등 했다고 하니 좋아 하신다. 마을 사람들은 아쉬움과 잔잔한 감동을 가슴에 담고 고향을 향하여 내려간다.
욕심 없이 살아가며 항상 웃는 기봉이를 통하여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먹을 것만 있어도 한없이 행복한 기봉이네 가족, 항상 부족하고 항상 갈증을 겪는 나의 삶. 욕심 없는 삶속에서 행복과 평안을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한다. 가난해도 효도하며 살아가는 기봉이의 가정에는 분명 주님이 함께하고 계셨다. 영화가 시작될 때 보였던 자막이 내 머릿속을 지나가고 있다.
‘모든 인간의 일생은 하나님에 의해 쓰여진 동화와 같다.’
2006. 8. 17
양미동(나눔)
영화 ‘맨발의 기봉이’가 시작될 때 좌측 상단에 자막으로 보이던 문구였다. 참 아름다운 표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왔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연결하여 화면을 크게 볼 수 있도록 해놓았던 덕분에 극장의 스크린은 아니지만 큰 불편함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실존 인물 공형진군을 모델로 제작되었던 말아톤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한참을 어색해 했었다. 사람이 감동을 받으면 눈물을 흘리거나 기뻐서 팔짝 팔짝 뛰거나, 두 팔을 벌리며 환호성을 지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데 잠시 그 당연함을 어색해 했던 것을 생각하면, 내 감정이 다른 쪽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았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며칠 전에 ‘맨발의 기봉이’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개봉할 때는 보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볼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 그 영화를 보면서 ‘말아톤’이라는 영화를 생각했었고, 말아톤에서 받았던 감동을 똑같이 받았었다. 그때보다 더 진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음은 효(孝)를 가슴에 그대로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친부모를 일찍 여윈 탓도 있었겠지만 부모 살아생전에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섬기지 못했음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한적한 시골 ‘다랭이’ 마을에는 어려서 열병을 앓아 나이는 40살이지만 지능은 8살에 머문 때 묻지 않은 노총각 기봉이 산다. 기봉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것은 엄마, 제일 잘하는 것은 달리기이다. 동네 허드렛일을 하면서 얻어오는 음식거리를 엄마에게 빨리 가져다주고 싶은 마음에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집으로 뛰어가 따뜻한 밥상을 차리는 그를 보고 동네 사람들은 ‘맨발의 기봉이’라고 부른다.
어려운 생활 형편이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라곤 한 점 없다. 하루하루를 늘 감사하면서 사는 그들은 항상 밝고 환한 웃음을 지을 뿐이다. 엄마를 위해 달리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달리기 하나만은 자신 있었던 기봉은 우연히 그 지역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 엉겁결에 참여하게 되고 당당히 입상까지 한다. 그로 인해 평생 고생만 해온 엄마에게 뜻하지 않은 기쁨을 줄 수 있었던 기봉은 그 후로 달리기를 통해 엄마에게 즐거움을 주기로 결심을 한다.
한편, 기봉이의 재능을 기특하게 여긴 다랭이 마을 백 이장은 기봉이를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하고, 기봉이의 트레이너를 자처하며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기봉이는 일등을 하면 이가 없어 마음대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엄마에게 틀니를 해드리라 결심하며 매일 동네를 달리며 연습에 매진하게 되는데…
기봉이가 동네 허드렛일을 하지 않고 달리기 연습만 하자 기봉이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기봉이가 했던 동네 허드렛일을 어쩔 수 없이 주인들이 해야만 한다. 불편을 느낀 동네 사람들은 이장을 욕하며 기봉이의 달리기 연습을 방해한다. 마침 기봉이가 달리기 연습을 하다가 쓰러지고 병원에 가 보니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네 회의가 열리고 기봉이의 마라톤 출전을 못하게 하고, 달리기 연습도 못하게 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기봉이는 기운이 빠지기 시작한다. 달려야 하는데 달리지 못하니 기운이 빠질 수밖에…….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병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기봉이는 탈진에 가까운 처지에 빠진다. 그때 나타난 사진관 여주인, 아직 미스인 그녀가 기봉이에게 힘이 되어 준다. 다시 달리도록 여건을 조성해 준다. 우여곡절 끝에 기봉이는 전국 하프마라톤 대회에 출전을 하게 되고, 마을에서도 대대적인 응원단이 참석을 했다. 반환점을 돌아설 때 기봉이는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기봉이는 협심증이 도져서 도로에 쓰러지고 만다. 뒤쳐졌던 주자들이 모두 기봉이를 앞질러 달려간다. 해는 어느새 빌딩숲 속으로 숨어버리고 어둠이 찾아오는데 기봉이는 아직 결승점에 도착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행사를 마감하려고 하고 마을 사람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선수가 있다며 기다리게 한다.
한편 기봉이는 어머니의 웃는 모습을 보았는가? 다시 기운을 차린다. 비틀비틀 일어서서 한걸음 한걸음씩 달리기 시작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에 드디어 결승점에 도착한 기봉이. 기봉이에게는 코스를 완주했다는 기념메달이 수여된다. 뒤늦게 도착한 기봉이 어머니는 기봉이가 1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글을 모르니 기념 메달을 보여주며 1등 했다고 하니 좋아 하신다. 마을 사람들은 아쉬움과 잔잔한 감동을 가슴에 담고 고향을 향하여 내려간다.
욕심 없이 살아가며 항상 웃는 기봉이를 통하여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먹을 것만 있어도 한없이 행복한 기봉이네 가족, 항상 부족하고 항상 갈증을 겪는 나의 삶. 욕심 없는 삶속에서 행복과 평안을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한다. 가난해도 효도하며 살아가는 기봉이의 가정에는 분명 주님이 함께하고 계셨다. 영화가 시작될 때 보였던 자막이 내 머릿속을 지나가고 있다.
‘모든 인간의 일생은 하나님에 의해 쓰여진 동화와 같다.’
2006. 8. 17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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