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 삼촌이 처음 오셨을 때는 골초였다. 담배를 안 피우면 무척 힘들어 하셨다. 금연패치를 붙이게 하며 사탕을 먹게 하여 마침내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 1년 정도 지나니 인선씨가 입소를 했다. 이분은 정신병원에서 술은 끊었지만 담배는 오히려 전보다 더 피우게 되었다고 하셨다. 기도해 주며 금연초까지 사다주며 결국 금연에 성공하셨다. 문제는 석봉 삼촌이었다. 금연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인선씨가 담배를 피우자 나 몰래 피우게 된 것이다. 한번 배운 담배를 끊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과거에 나도 피워봤기 때문에 잘 안다. 그러나 어떤 환경에 처하게 되면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게 된다는 것을 석봉 삼촌을 통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한 달에 한번 찾아가는 안양교도소이지만 13년째 다니고 있으니 참 많은 재소자들을 만나게 된다. 1만5천 명 정도는 만나지 않았을까 유추를 해 본다. 그중에 참 많은 분들이 형을 마치고 출소를 했다. 출소할 때마다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하며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고백하는 것을 보고 들어왔다. 그러나 몇 개월 후에 낯이 익은 분을 발견하게 되는데 출소 후 어김없이 범죄를 하고 들어온 분이었다. 다시 죄를 범한다는 것이 담배를 끊었다 다시 피우는 것처럼 되어 버림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죄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함을 그분들을 통하여 알 수 있었다.
이번 달부터 교화행사가 오전으로 변경되었다. 오후에 행사를 하면 2시간을 사용할 수 있지만, 오전에 하면 1시간 15분밖에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도 교도소 사정 때문에 오전에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기에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교도소에 9시40분까지 도착해야하니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서둘러야 교화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덕분에 참석자가 줄었다. 준비해간 다과는 찬양을 부르며 먹어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늦게 다과를 베풀면 점심식사 때 잔반이 많이 남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먼저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살다가 이렇게 죽으려고 그렇게 살았더냐?’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재소자들께 한마디를 했다. 이렇게 살면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했다. 어느 재소자의 누님이 내게 전화를 하셔서 교도소 안에 있는 남동생에게 손 한 번만이라도 잡아주며 격려해 주면 동생이 힘을 낼 것이라는 부탁을 하셨다. 그 형제를 찾았으나 공장에 일하러 나갔다고 한다. 공장에 나가 일을 하며 용돈을 벌수 있는 재소자들은 선택받은 형제들이다. 결국 같은 감방에 있는 재소자께 소식 전해 주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끝났다.
이젠 육의 양식을 먹었으니 영의 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찬양과 기도와 설교를 통하여 함께 은혜를 받는다. 은혜로운 설교를 하시던 박목사님, 설교도중에 성경필사에 대하여 강조를 해 주신다. 성경을 쓰다보면 먼저 잡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다. 오전에 드리는 예배라 그런지 분위기가 오후보다 훨씬 은혜롭다. 은혜를 받으면 기쁨이 넘치고, 찬양이 나오며, 감사를 드리게 된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를 듬뿍 받으며 살아갔으면 참 좋겠다.
악기의 달인인 재소자 형제의 멋진 연주를 듣는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형제에게 영치금을 넣어 주기로 했다. 강목사님의 권면과 출소자를 위한 기도를 끝으로 모든 행사가 끝났다.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교도소 안에 있는 철문들을 몇 개 통과하여 나오며 박목사님과 강목사님, 권전도사님께 의견을 묻는다. “오전에 하는 교화 행사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짰으면 좋겠습니까?” 다음 달에 갈 때까지는 멋지게 해결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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