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라는 단어는 우리들의 삶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름이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들에게 편하고 친숙한 이름입니다. 그리고 불가능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아줌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아줌마들이 모두 똑 같은 건 아닙니다. 그 중에는 용감한 아줌마도 있고 멋진 아줌마도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이 살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용감한 아줌마가 참 많습니다. 일상에 시달리다 보니 작은 여유라도 보이면 그냥 쉬고 싶어하는 게 우리들의 아줌마입니다. 버스를 타거나 전철을 타면서도 빈자리가 보이면 잽싸게 뛰어가 자리를 차지합니다. 때론 함께 가는 동료 아줌마 자리까지도 미리 잡아 놓기도 합니다. 당당합니다. 자랑스러워합니다. 그 모습이 참 용감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족의 끼니를 걱정하며 때로는 작은 일로도 삿대질을 하거나 머리채를 휘감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정감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밍크 코트 한번 입어 보지 못한 아줌마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밍크 코트로 뉴스를 장식하는 고관 부인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면 참 용감한 아줌마들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당당하게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멋쟁이 미시 아줌마들도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 참 아슬아슬합니다. 내 아내도 가끔은 운전하며 핸드폰을 사용할 땐 용감한 아줌마로 보입니다. 아마 누군가는 욕하고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들 주위에는 용감한 아줌마가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도 어느 계곡에서 박카스 한병에 호객 행위를 하고 있을 아줌마, 상품 한개라도 더 팔아 보려고 고생하고 있을 보험 아줌마, 집주인들에게 바가지로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부지런히 초인종을 누르며 전도를 하고 있을 아줌마, 모두 용감한 아줌마들입니다. 용감한 아줌마가 되려면 가끔은 욕도 먹어야 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우리들 주위에는 다른 아줌마도 참 많습니다. 멋진 아줌마들입니다. 가끔은 수다를 떠는 수다쟁이 아줌마이지만 이웃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먼저 가서 이웃의 아품을 챙겨 줄 줄 아는 멋진 아줌마가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뜨거운 여름에도 골목을 누비고 비탈길을 야구르트 리어카 끌고 올라가는 아줌마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기운 없이 앉아 있는 노인을 보면 시원한 야구르트 한 병 조심스럽게 건네주는 아줌마는 참으로 멋진 아줌마입니다.
봉사 선교 단체를 5년째 이끌어 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비록 살림은 넉넉하지 않지만 조금씩 절약하여 더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하는 그들을 보노라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인터넷도 누비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줄도 아는 아줌마.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아줌마이지만 선거철만 되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또한 가장 고급 인력이 되는 게 우리들의 아줌마들입니다. 선거 운동하여 받은 수당을 모두 무료 급식하는데 사용할 줄도 아는 멋진 아줌마도 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비오듯 땀이 흐르는 주방에서 배고픈 자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여 사랑으로 나누어주는 멋진 아줌마들이 많습니다. 교도소를 방문하기도 하고,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을 찾아가 봉사 할 줄도 아는 멋진 아줌마들입니다.
아줌마, 우리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아줌마들이지만 가장 멋진 아줌마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을 해 봅니다. 결론은 그 마음에 하늘을 담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용감한 아줌마에겐 따뜻한 위로를, 멋진 아줌마들에겐 격려와 갈채를 보냅니다.
2000.7.21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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