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월이 돌아오면 우선 생각하는 게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던 6.25를 생각하게 한다. 6.25를 겪지 않은 우리 세대(386)는 학교에서 엄청나게 반공 교육을 받아 왔었다. 그래서 당연히 우리들의 마음속엔 북한 사람들은 입가에 피를 흘리며 날카로운 눈빛을 내고 있는 늑대나 이리로 각인 되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똑같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까 생각하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던 것 같다. 마흔이 다 되어 버린 아직까지도 붉은 포스터가 눈에 아른거리니 말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군대 3년까지 해마다 6월이 오면 나는 단상에 서야 했다. 초등학교 땐 고사리 같은 두 주먹을 움켜쥐고, 내 키보다 더 클 것 같은 단상 앞에 서서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공산당!"을 외치며 웅변을 했었고, 한 번 시작한 웅변은 어김없이 6월이 오면 북한을 헐뜯는 위치에 서게 만들었다. 아마 어느 사람 못지 않게 나도 북한에 대하여 많은 욕을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상기하자 6.25!"를 외칠 때마다 삼천리 금수강산은 허리가 너무 조여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으리라.
'어렵게 준비된 잔치일수록 더 아름답다'는 쌩떽쥐베리의 말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55년만의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져 전세계가 떠들썩하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남북 정상회담을 방영해 주고 있다. 베일에 쌓인 인물, 성질 더러운 사람, 아버지가 죽으니 졸지에 최고의 인물이 되어 함부로 날뛰는 미친 강아지라고 표현했던 그의 모습이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되고 있었다. 어쩌면 고도의 연출된 작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의 모습은, 북한의 모습은 우리들의 가슴에 확실한 도장을 찍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멋진 반전을 시킨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그의 말에 대한, 그의 행동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아직까지 들지 않기에 조심스러울 뿐이다.
'조선은 하나다'는 글이 화면을 통해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래... 우리는 원래 하나였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하나였던 우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가 아닌 둘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이젠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첫발을 딛은 것과 같다. 서로가 상대를 위한 배려를 해 줄 때 점점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변해 갈 것이며, 하나라는 공동체로 만들어져 갈 것이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는 나눔의 뜻과도 같다. 남과 북을 표현할 때 자연스럽게 '우리'라는 단어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앙인으로 조금 더 욕심을 내 본다면 '우리'라는 초석에 '복음'이라는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가기를 바래 본다. 시작은 희망이기 때문이다.
2000/6/16
부천에서 나눔
6월이 돌아오면 우선 생각하는 게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던 6.25를 생각하게 한다. 6.25를 겪지 않은 우리 세대(386)는 학교에서 엄청나게 반공 교육을 받아 왔었다. 그래서 당연히 우리들의 마음속엔 북한 사람들은 입가에 피를 흘리며 날카로운 눈빛을 내고 있는 늑대나 이리로 각인 되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똑같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까 생각하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던 것 같다. 마흔이 다 되어 버린 아직까지도 붉은 포스터가 눈에 아른거리니 말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군대 3년까지 해마다 6월이 오면 나는 단상에 서야 했다. 초등학교 땐 고사리 같은 두 주먹을 움켜쥐고, 내 키보다 더 클 것 같은 단상 앞에 서서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공산당!"을 외치며 웅변을 했었고, 한 번 시작한 웅변은 어김없이 6월이 오면 북한을 헐뜯는 위치에 서게 만들었다. 아마 어느 사람 못지 않게 나도 북한에 대하여 많은 욕을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상기하자 6.25!"를 외칠 때마다 삼천리 금수강산은 허리가 너무 조여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으리라.
'어렵게 준비된 잔치일수록 더 아름답다'는 쌩떽쥐베리의 말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55년만의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져 전세계가 떠들썩하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남북 정상회담을 방영해 주고 있다. 베일에 쌓인 인물, 성질 더러운 사람, 아버지가 죽으니 졸지에 최고의 인물이 되어 함부로 날뛰는 미친 강아지라고 표현했던 그의 모습이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되고 있었다. 어쩌면 고도의 연출된 작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의 모습은, 북한의 모습은 우리들의 가슴에 확실한 도장을 찍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멋진 반전을 시킨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그의 말에 대한, 그의 행동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아직까지 들지 않기에 조심스러울 뿐이다.
'조선은 하나다'는 글이 화면을 통해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래... 우리는 원래 하나였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하나였던 우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가 아닌 둘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이젠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첫발을 딛은 것과 같다. 서로가 상대를 위한 배려를 해 줄 때 점점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변해 갈 것이며, 하나라는 공동체로 만들어져 갈 것이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는 나눔의 뜻과도 같다. 남과 북을 표현할 때 자연스럽게 '우리'라는 단어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앙인으로 조금 더 욕심을 내 본다면 '우리'라는 초석에 '복음'이라는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가기를 바래 본다. 시작은 희망이기 때문이다.
2000/6/16
부천에서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