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마을 노인회 총무님께서 큰샘물님께 26일에 마을회관에서 잔치를 하니까 남편하고 꼭 오시라고 하시더란다. 어제도 연락이 왔길래 노인들 잔치를 한다는데 가서 봉사나 하고 오겠다는 큰샘물. 오전에 미룡 간사랑 함께 마을 회관에 내려가 음식 준비를 돕는다. 그러다 다시 집에 와서 나와 장모님, 아이들을 태우고 마을 회관으로 간다. 노인들의 큰 행사라는 말에 약소하지만 성의를 표하려고 봉투를 준비했다. 장모님도 예쁘게 화장을 하시고 함께 차에 오른다.
마을 회관에 들리니 마당에는 가마솥을 걸어 놓고 여자분들이 부지런히 음식 준비를 하고, 남자분들은 노인회관 안에 상을 펴고 준비를 하고 있다. 노인회장님과 총무님이 반갑게 마중을 해 주신다. 일흔살 되신 어르신들께 이제 40대가 마중을 받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나는 모르는 어르신들인데 그분들은 나를 아시고 서로 자리에 앉으라고 하신다. 에고... 준비해간 봉투를 총무님께 살짝 전해드리니 이런것 받으려고 초대한 게 아니라고..., 그래서 음료수를 사와야 하는데 그냥 음료수 값만 담아왔노라고 하니 웃으신다.
상 앞에 앉아서 회장님 이야기를 듣는다. 오늘 잔치의 이름은 '중복다리'란다. 중복을 맞이하여 올 여름 잘 건너는 다리가 되자며 마을의 노인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작은 중복잔치를 열어 마을의 남녀노소를 초대하여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이란다. 지금까지 이 마을에 내려오는 전통이란다. 섬김을 받으려는 세상인데 어르신들이 손수 섬김의 자리로 내려 오심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좋은 동네에서 사는가 깨닫게 된다. 참 감사하다. 마을 인구가 250 여명, 그중에 환갑을 넘기신 노인이 80명, 마을 청소도하고 쓰레기도 태우는 일을 해 주면 담뱃값 정도는 나오는가 보다. 거기에 노인들 주머니에서 십시일반 조금씩 모은게 50만원이었단다. 50만원으로 부족했지만 각자 자기 집에서 쌀 가져오고, 김치 가져오고, 닭도 찬조하고, 풋고추도 찬조하고, 멸치도 찬조하고... 그렇게 준비한 음식이 푸짐하다.
화성시 인구가 23만여명, 그중에 노인이 2만여명이란다. 노인이 9%를 넘겼으니 벌써 초고령화로 변한 마을이다. 허긴 장수마을이라 일흔살이 넘는 분들도 들녘에 나가서 장정들의 몫이 될 일들을 거뜬하게 해 내신다. 대접 받는게 송구스러워 무언가 하려는 우리들에게 자리에 앉아서 대접만 받으라시니 미안하기만 하다. 어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다가 다른 일정 때문에 가봐야 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니 "워낙 바쁜 양반들이라 진득하게 이야기할 시간도 없다."며... "언제 막걸리라도 한잔 하려고 해도 술도 안마시니 그렇네.."하시는 총무님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올라 소록도 봉사 준비를 하러 건축 자재상으로 달립니다.
당신의 그 섬김이 얼마나 밝게 빛나는지, 이 세상에서 빛나는 것 몇 갑절 이상으로 천국에서 해같이 빛나리라 믿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중복다리'가 하루를 감사하게 합니다.
2003. 7. 26
나눔
마을 회관에 들리니 마당에는 가마솥을 걸어 놓고 여자분들이 부지런히 음식 준비를 하고, 남자분들은 노인회관 안에 상을 펴고 준비를 하고 있다. 노인회장님과 총무님이 반갑게 마중을 해 주신다. 일흔살 되신 어르신들께 이제 40대가 마중을 받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나는 모르는 어르신들인데 그분들은 나를 아시고 서로 자리에 앉으라고 하신다. 에고... 준비해간 봉투를 총무님께 살짝 전해드리니 이런것 받으려고 초대한 게 아니라고..., 그래서 음료수를 사와야 하는데 그냥 음료수 값만 담아왔노라고 하니 웃으신다.
상 앞에 앉아서 회장님 이야기를 듣는다. 오늘 잔치의 이름은 '중복다리'란다. 중복을 맞이하여 올 여름 잘 건너는 다리가 되자며 마을의 노인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작은 중복잔치를 열어 마을의 남녀노소를 초대하여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이란다. 지금까지 이 마을에 내려오는 전통이란다. 섬김을 받으려는 세상인데 어르신들이 손수 섬김의 자리로 내려 오심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좋은 동네에서 사는가 깨닫게 된다. 참 감사하다. 마을 인구가 250 여명, 그중에 환갑을 넘기신 노인이 80명, 마을 청소도하고 쓰레기도 태우는 일을 해 주면 담뱃값 정도는 나오는가 보다. 거기에 노인들 주머니에서 십시일반 조금씩 모은게 50만원이었단다. 50만원으로 부족했지만 각자 자기 집에서 쌀 가져오고, 김치 가져오고, 닭도 찬조하고, 풋고추도 찬조하고, 멸치도 찬조하고... 그렇게 준비한 음식이 푸짐하다.
화성시 인구가 23만여명, 그중에 노인이 2만여명이란다. 노인이 9%를 넘겼으니 벌써 초고령화로 변한 마을이다. 허긴 장수마을이라 일흔살이 넘는 분들도 들녘에 나가서 장정들의 몫이 될 일들을 거뜬하게 해 내신다. 대접 받는게 송구스러워 무언가 하려는 우리들에게 자리에 앉아서 대접만 받으라시니 미안하기만 하다. 어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다가 다른 일정 때문에 가봐야 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니 "워낙 바쁜 양반들이라 진득하게 이야기할 시간도 없다."며... "언제 막걸리라도 한잔 하려고 해도 술도 안마시니 그렇네.."하시는 총무님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올라 소록도 봉사 준비를 하러 건축 자재상으로 달립니다.
당신의 그 섬김이 얼마나 밝게 빛나는지, 이 세상에서 빛나는 것 몇 갑절 이상으로 천국에서 해같이 빛나리라 믿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중복다리'가 하루를 감사하게 합니다.
2003. 7. 26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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