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수필] 어려운 일도 쉽게 하는 사람

자오나눔 2007. 1. 16. 14:18
      어떤 일을 할 때 보면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어려운 일도 쉽게 처리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쉬운 일도 참 어렵게 하는걸 볼 수 있다.
      오늘은 어려운 일을 쉽게 처리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휴가를 이용해 언니집에 갔는데 조카가 봉사 점수 때문에 고민하는 걸 보고 쉼터로 봉사를 가자고 했단다. 조카 봉사 점수 때문에 쉼터에 봉사를 온다는 여우천사님의 연락이 있었고, 요즘 불경기라 사업도 실패하고 건설현장에 막일을 나가는 매제는 모처럼 일거리가 없어서 쉬려고 하는데 집에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쉼터에 들린다는 연락을 받고, 매제에게 컴퓨터를 가지고 쉼터로 오라고 했었다.

      잠시 병원에 가면서 여우천사네 가족이 오면 해야 할 일을 미룡 간사에게 몇가지 일러 놓고 나가는데 외길에서 여우천사네 가족을 만났다. 일할 거 알려 놨으니 안선생이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고 일러 주곤 바로 읍내로 달린다.
      병원서 진찰받고 주사 맞고 처방전 받아서 약국에 들려 약을 타오고 즉석에서 약 털어 넣고, 사강으로 들려 내일 양로원 어르신들 바다구경 할때 사용할 삼계닭을 산다. 닭집에서 즉석에서 잡은 닭 30마리를 차에 싣고 하고 돌아 오니 쉼터 주변에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있는 남상사 일행과 매제. 어느새 방충망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잘 떨어지지 않게 실리콘을 미리 발라 놓아야 한다며 실리콘 작업을 하고 있는 남종현 상사(여우천사님 부군).

      점심을 먹고 지붕에 올라가 일할 것을 부탁했다. 비가 새는 것 때문에 항상 머리가 무거웠는데 뜨거운 태양 아래서 작업을 하면 콜타르가 입혀진 방수포가 잘 붙는다는 것을 설명하고 안전사고 일어 나지 않게 잘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남상사, 여우천사님 조카, 매제 이렇게 남자들 세명이서 지붕에 올라가 방수포를 꼼꼼하게 잘 붙여 준다. 마침 뜨거운 태양이 있어서 방수포가 잘 붙는다. 참 어려운 일인데 너무나 쉽게 일을 해 버리는 세사람. 지붕을 올려다 보니 일정하게 검은 띠가 드려져 있는 것 같다. 이제 저 위에 우레탄 작업을 두번만 한다면 어떤 비에도 걱정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모님이 기다린다며 가족을 태우고 처갓집으로 달리는 남상사를 보며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제는 몇가지 일을 더 해야 한다며 뙤약볕 아래서 일을 하고 있다. 어려운 일도 쉽게 처리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사가 주어진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섬김이 몸에 배인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날로 늘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는 우리들은 모두가 멋진 사람들이다.

      2003. 8. 13

'나와 너, 그리고 > 나눔의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필] 갑자기 떠오르는 얼굴  (0) 2007.01.17
[시] 편지  (0) 2007.01.17
[단상] 이 남자가 사는 법  (0) 2007.01.16
[수필] 중복다리  (0) 2007.01.16
[시] 파도  (0) 2007.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