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소록도] 5. 페인트의 비밀

자오나눔 2007. 1. 17. 11:54
      8월 8일은 새벽  예배로 시작된다. 새벽 4시 정각에  어김없이 예배
   가 시작된다. 윤건주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 보니 하루가 기대 된다. 아
   이들까지 모두 새벽 예배에 참석을 한다. 비록  졸면서 드리는 새벽 예
   배지만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이었으리라. 새벽 예배를 마치니  아직
   도 어둠이다. 이대로 자면 일어나기 힘들다는 건 누구나 안다. 바로 아
   침 운동에 들어간다.  원래는 구보를 하기로 했는데 새벽  산책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선착장까지 산책을 간다. 목발을 짚고  부축을 받으
   며 아침 산책에 동행을 한다. 정겨운 새벽 대화가 좋다. 비릿한 갯내음
   도 좋다. 아침 산책길에 하얀 토끼가 깡충깡충 숲속으로 뛰어 간다. 선
   착장에 도착하여 풋내기 목사님의 인솔 아래  체조를 시작한다. 어느새
   기분이 좋아진다.  체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어느새 아침이  밝아
   온다. 여자분들은 주방으로  들어가고 남자들은 예배당에 있는  피아노
   며 의자며 탁자며  교회 집기들을 모두 밖으로 꺼낸다.  오늘은 예배당
   에 페인트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하세요~~"라는 맑은 소리
   가 들린다. 일손을 놓고 마당에 차려진 푸짐한 아침을 먹는다. 참 맛있
   다. 정배님이 누나 집에 급한  볼일이 있어 첫 배로 나가고, 작은 아버
   님이 위독하시다 는 연락을 받은 진광이도 올라간다.

      모두가 바쁘다.  설거지하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페인트칠하는 사
   람, 모두가 열심이다. 아이들도 덩달아 신났다.  오늘은 해수욕을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두분 목사님과 이명환  집사님은
   마치 페인트 칠  전문가 같다. 깨끗이 청소한 마루  바닥에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에서 자세가  나온다. 어차피 하는거 정성을 다  하자며 독려
   하시는 목사님들.  온몸을 던져 일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은혜가  되는
   지... 아울러 이 페인트를 후원해 주신 천리안  문학 동인 '시창'의 강영
   훈(그리메) 형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렇게 값지게 쓰일 줄  몰랐다. 페
   인트를 한 번 칠한 후 사무실과 방송실도  페인트를 칠한다. 점심을 먹
   고 잠시  쉬는 동안에 윤건주 목사님이  제안을 하신다. 몇 명만  남아
   다시 한번 페인트를  칠할테니 나머지는 해수욕장으로 가라고  하신다.
   모두 끝내고 뒤따라오시겠다며....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밧데리가 방전됐다. 차를 밀어 시동을
   건 후 박철순 집사님과 함께 차에 일행을 태우고 82년만에 개장했다는
   소록도 해수욕장으로 달린다. 입구가 차량 진입을  막는 바리케트가 쳐
   져 있다. 그래도 뒷길로 돌아 차를 해수욕장까지 끌고 간다. 모두 내리
   게 하여 준비 운동을 시키고 바다를 향해 달리기 시작!  중이염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준열이가  부러운 눈빛으로 다른 아이들을 바
   라본다. 에고  가슴 아파라~~ "아들! 너  이루와 봐라" "네.." "너  겉옷
   벗고 수영해라" "안돼요...  귀에 물들어 가면 안돼요..." "쩝... 냠마!  물
   들어가면 닦아 내고 병원 가면  돼 수영햇!" 준열이 그제야 신났다. 아
   빠가 허락했으니  바다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덩달아 바다에  목발을
   짚고 들어 가 본다.  한 다리로 서 있으려니 파도가 치면  금방 넘어진
   다. 에고... 박철순 집사님이 부축해 줘서 깊은 곳까지 들어가니 골반과
   분리되어 있는 왼쪽 다리가 제 멋대로 발레를  한다. 이거 낼 끙끙거리
   겠다.
      얼마를 놀다가 아이들을  다시 불러 들여 수박을  먹게 한 후 다시
   바다로 들어 가게 한다.  신난 건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햇
   볕이 무서운 중범이랑 영민이는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다. 바닷물이 무
   서웠나? 다시 바다에  들어가고 싶다. 미룡님 부축 받고 다시  바다 속
   으로~~ 잠시 몸을 부르르 떨자.  "대장 뭐해요?" "히히히~ 바닷물 염도
   가 부족해서~~"  "소문낼 껴~" "니맘대로  하세요~" 곁에 있던  일행들
   하하 깔깔 호호.  차량을 빼 달라는 방송이  나온다. 시동을 걸어 보나
   방전된 밧데리가 작동할 리가  없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점프를 시
   켜 시동을 걸어  주차장으로 차를 빼려고 갔는데  바리케트가 양쪽 다
   쳐져 있다나? 그럼  계속 여기 두자고 한  후 아이들이 노는걸 구경한
   다. 우리 일행이 철  수 할 무렵 목사님 일행이 페인트  작업을 마치고
   도착하신다. 바닷속으로 뛰어든  일행들. 짧은 순간에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나 보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