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조막손을 거침없이 내밀고 악수를 청하는 내 손을 잡는 할머님의 거친 손이 가늘게 떨린다. 기운이 없어서 그러는 것일까... "그냥 와도 되는데 뭐하려고 이렇게 가져오느냐"며 나머지 손바닥으로 내 조막손을 덮으신다. 할머님과 마주 잡은 손을 통해 짜르르 전기가 흐르는 것 같다. 아니 할머님의 눈에 보이는 눈물을 바로 보지 못함에 더 그러는 것일게다. 종군 위안부의 아픈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시는 할머님, 자식에게 버림받고 길거리에 지쳐 쓰러져 있던 할머님, 피난 내려와 힘겹게 살아왔는데 자식도 없이 홀로 살아 오신 할머님... 이런 저런 사연이 가슴저린 아픔이다.
지난주에 들려서 함께 식사를 하고 나오며 "다음주에는 고기파티를 해 드릴께요."라고 언질을 주고 왔는데, 고기라는 말에 많이 기다렸던가 보다. 어르신들이 7분밖에 되지 않기에 조금 더 쓴다는 마음으로 소고기를 사가지고 갔다. 노인들은 잡채를 좋아하신다며 당면과 몇가지 재료도 챙겼고, 쌀도 한자루 챙겨서 가지고 갔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거실로 들어가 잠시 기도를 올리고 나와서 인사를 드리니 할머님들이 반갑다고 얼굴이 환하시다. 백합양로원에서 자칭 머슴이라는 할아버지는 외출을 하셨는지 보이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계셨으면 이것쯤이야 하며 끙차 한번에 살자루는 어깨로 옮겨지곤 했는데... 아내와 미룡간사는 주방으로 들어가 부지런히 음식을 만든다.
양로원의 살림을 맡아서 수고하시는 한집사님이 하모니카를 불러 달란다. 즉석에서 찬양 몇곡을 불러주니 할머님들이 더 신나셨다. 마당에 놓인 평상에 앉아 이름모를 할머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신다는데 얼핏 들으면 전혀 눈치를 못채겠다. 봉사자들이 신경써야 할 것은 이런 경우이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가 그분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오해를 하고 마음에 무거움을 담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항상 관리자하고 상의를 한 다음에 판단을 해야 한다.
텃밭에는 옥수수와 고추, 상치, 아욱 등 풋거리가 제법 자라있다. 무공해로 제배를 하여 찬으로 먹고 있으니 건강에는 참 좋겠다. 할머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식사 하시라는 연락이 온다. 주방으로 들어가 기도를 한 후,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님은 고기 킬러라고 하신다. 밥은 잡수지 않고 불고기만 두접시째 드신다. 잡채가 맛있다며 한그릇 더 달라고 하시는 할머님, 그때 외출을 하셨던 할아버님이 돌아 오셨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바로 식사를 하신다. 물 대접을 들고 오셔서 물을 비우더니 거기에 잡채를 넣고 밥과 함께 부벼드신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위안이 되며, 서로 의지가 된다. 서로 대화를 하는 걸 들어보면 각자가 자기 개성이 있어서 지지 않으려 하신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티격태격하시지만 상대방의 옷에 붙어 있는 벌레를 떼어줄 줄 아는 분들이다.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오히려 복을 받았다는 어느 할머님의 고백이 가슴을 울린다. 그것은 감사였다. 감사가 있으니 불행할리가 없었다. 감사하는 할머님의 얼굴이 어두울리가 없었다. 감사가 행복을 선물로 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활화 할 줄 아는 어르신들이 주님부르시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사시길 기도드린다.
2003. 6. 19
지난주에 들려서 함께 식사를 하고 나오며 "다음주에는 고기파티를 해 드릴께요."라고 언질을 주고 왔는데, 고기라는 말에 많이 기다렸던가 보다. 어르신들이 7분밖에 되지 않기에 조금 더 쓴다는 마음으로 소고기를 사가지고 갔다. 노인들은 잡채를 좋아하신다며 당면과 몇가지 재료도 챙겼고, 쌀도 한자루 챙겨서 가지고 갔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거실로 들어가 잠시 기도를 올리고 나와서 인사를 드리니 할머님들이 반갑다고 얼굴이 환하시다. 백합양로원에서 자칭 머슴이라는 할아버지는 외출을 하셨는지 보이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계셨으면 이것쯤이야 하며 끙차 한번에 살자루는 어깨로 옮겨지곤 했는데... 아내와 미룡간사는 주방으로 들어가 부지런히 음식을 만든다.
양로원의 살림을 맡아서 수고하시는 한집사님이 하모니카를 불러 달란다. 즉석에서 찬양 몇곡을 불러주니 할머님들이 더 신나셨다. 마당에 놓인 평상에 앉아 이름모를 할머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신다는데 얼핏 들으면 전혀 눈치를 못채겠다. 봉사자들이 신경써야 할 것은 이런 경우이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가 그분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오해를 하고 마음에 무거움을 담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항상 관리자하고 상의를 한 다음에 판단을 해야 한다.
텃밭에는 옥수수와 고추, 상치, 아욱 등 풋거리가 제법 자라있다. 무공해로 제배를 하여 찬으로 먹고 있으니 건강에는 참 좋겠다. 할머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식사 하시라는 연락이 온다. 주방으로 들어가 기도를 한 후,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님은 고기 킬러라고 하신다. 밥은 잡수지 않고 불고기만 두접시째 드신다. 잡채가 맛있다며 한그릇 더 달라고 하시는 할머님, 그때 외출을 하셨던 할아버님이 돌아 오셨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바로 식사를 하신다. 물 대접을 들고 오셔서 물을 비우더니 거기에 잡채를 넣고 밥과 함께 부벼드신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위안이 되며, 서로 의지가 된다. 서로 대화를 하는 걸 들어보면 각자가 자기 개성이 있어서 지지 않으려 하신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티격태격하시지만 상대방의 옷에 붙어 있는 벌레를 떼어줄 줄 아는 분들이다.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오히려 복을 받았다는 어느 할머님의 고백이 가슴을 울린다. 그것은 감사였다. 감사가 있으니 불행할리가 없었다. 감사하는 할머님의 얼굴이 어두울리가 없었다. 감사가 행복을 선물로 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활화 할 줄 아는 어르신들이 주님부르시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사시길 기도드린다.
200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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