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메일을 한통 받았었다. 간단한 안부와 함께 장애인 입소에 대하여 묻고 있었다. 택시 운전을 했던 사람인데 술만 먹으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여 가족들에게 많은 고통을 겪게 했었단다. 결국 4년 전에 이혼을 하고 혼자 살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고, 뇌병변 2급이라는 장애진단을 받았단다. 오른쪽을 사용하지 못하는 반신불수가 되었는데 혼자 화장실 정도는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시고 올 수 있으면 모시고 오라고 했었다. 그렇게 답장을 보내고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연락이 왔었다. 병원에서 퇴원을 했는데 갈 곳이 없다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것이었다. 지인과는 전혀 인척관계가 아닌 상태였지만 섬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모시고 오시라고 했었다.
그렇게 하여 며칠 전에 새로운 분이 우리 자오쉼터 가족이 되었다. 말도 어눌하고,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아무튼 그 분도 자오쉼터 원장인 내가 목발을 짚는 지체1급 장애인이라는 것이 놀라웠단다.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이제부턴 과거를 잊으려고 노력하고 여기 자오쉼터가 내 집이고, 자오쉼터 가족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살라고 했다. 몇 가지 지켜 주어야할 것은 술 담배를 하지 말 것과,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뇌병변 1급과 2급을 가진 분들도 자오쉼터에서 살면서 건강을 회복하여 가정으로 돌아갔었음을 알려 주었다. 서두르지 말고 꾸준하게 운동하면서 살다보면 건강도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자오쉼터에서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함께 동참해 주어야함도 알려 준다. 뇌병변으로 말도 어눌해진 상태, 성경을 천천히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어 보라고 했다.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말도 바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성경책 한권을 선물했다. 성경 한권을 모두 읽고 나면 나에게 알려 주라고 했다. 그땐 좋은 선물을 주겠다니 좋아 한다.
처음에 왔을 때와 지금의 그는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밥 먹고 나면 운동을 겸해서 비틀거리며 주차장까지 올라간다. 바라보는 우리들은 불안하지만 그래도 믿는다.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걸을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말이다. 자오쉼터 입구 삼거리에 있는 은행나무 아래까지 걸어갔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쉼터로 내려온다. 오늘은 주차장 시멘트를 뚫고 잡초들이 올라왔기에 그것을 뽑았다고 자랑을 한다. 칭찬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칭찬을 해 주니 얼굴이 더 밝아진다. 처음보다 지금은 얼굴이 참 밝아졌다. 나는 하나님이 그를 통하여 그리실 그림을 상상하고 있다. 하나님 보시기에도 흡족한 그림을 그리시지 않을까? 어눌한 목소리로 성경을 읽는 소리가 들린다.
“태. 초. 에. 하. 나. 님. 이. 천. 지. 를. 창. 조. 하. 시. 느. 니. 라.”
2006. 7. 23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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