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성공해서 만납시다.

자오나눔 2008. 1. 16. 18:26
 

사람의 마음에 두 가지, 즉 선과 악이 공존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선은 좋은 쪽이고 악은 나쁜 쪽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두 마음 중에 선한 마음을 품고 살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선과 악은 날마다 싸우는데 보통 때는 선이 이깁니다. 그래서 선이 악을 누르고 있는 것이지요.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튀어 나오면 망치로 빵 때려서 들어가게 하는 두더지 게임 말입니다. 그러다 악이 선을 밀어 내고 튀어 나오면 죄를 범하고, 들키면 죄의 질에 따라서 감옥에 가기도하고, 훈방 조치를 당하기도 합니다. 들키지 않는 사람은 잠시 가슴 덜컥 하다가 마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삶. 이것이 세상의 모습입니다. 영적으로 보면 모두가 죄인이지만 보통 사람에게 “당신 죄인입니다.”하면 설령 죄를 범했다 할지라도 기분 나빠하는 것은 그 마음에 선을 바라고 있기에 그런 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성공해서 만납시다!”

이 말은 10년 동안 매월 한 번씩 출소를 앞둔 재소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수많은 재소자들이 출소하면 내게로 와서 봉사를 하며 살아가겠다는 말들을 합니다. “출소하면 꼭 찾아뵙겠다.”고 합니다. 그럴 때 반드시 해 주는 말이 “출소하면 꼭 성공해서 찾아오세요.”라고 말해 줍니다. 큰 부자가 되어 만나자는 말이 아닙니다. 비록 철가방을 들고 배달을 하더라도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하라고 부탁을 드립니다. 종업원으로 근무를 하더라도 최하 3년은 꾸준하게 근무를 하면서 단 10만원이라도 꾸준하게 저축하며 살아가는 것이 성공이라고 말해 줍니다. 교도소 안에서 만난 주님을 헌 슬리퍼 던져버리듯 버리지 말고, 주님께 기도하며 주님께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무언가 하나님께 떳떳한 일을 하며 살아갈 때 만나자는 말입니다. 출소를 하였다고 전화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돌봐주어 고맙다며 찾아와 인사를 드리겠다고 전화를 하면 어김없이 “성공해서 만납시다.”라고 해 줍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한 권면도 해 주며 열심히 살라고 해 줍니다. 기도까지 해 주면 더 다짐을 합니다. 열심히 살겠다고요. 물론 이런 분들은 몇 백 명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그분들에게서 작은 꿈을 발견하고, 밝은 웃음을 발견하곤 합니다. 참으로 감사하지요.


그래도 예외는 있습니다. 출소하신 분들 중에 처음부터 찾아가 만나거나 찾아와도 만나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교도소에서 재소자로 있을 때 성경을 손으로 쓴 분들입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66권을 편지지나 필사 용지에 두 번 이상을 쓴 분들입니다. 성경 66권을 펜으로 모두 쓴다는 것은 성령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기도하며 쓰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성경을 쓰면서 눈물을 흘리고 칼날 같던 마음이 솜방망이처럼 변해갑니다. 살기가 흐르던 눈빛이 부드럽게 변해갑니다. 10년 동안 교정 사역을 하면서 직접 체험한 일들입니다. 그런 분들은 출소를 해도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성경 필사를 두 번 이상 한 분들은 찾아오겠다면 오시라고 합니다. 한번 쓰신 분들도 참 많습니다. 한번 쓰신 분들이 찾아오신다면 냉정하게 거절을 합니다. 틈나는 대로 성경 필사를 계속 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라고 해 줍니다. 당장은 서운하겠지만 그것이 옳다는 것을 알기에 수긍을 하고 성공해서 찾아오겠다고 합니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성경 필사를 하여 제게 전해 주셨던 재소자들의 필사본을 법전처럼 멋지게 합본해 드리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어느 재소자의 필사용지에 얼룩이 생겨 있음을 봅니다. 눈물자국 같습니다. 이분도 출소하기 전까지 분명히 두 번 이상의 성경필사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분은 이미 희망을 발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성공해서 만나게 될 겁니다. “성공해서 만납시다!”


2008. 1. 16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