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열이가 드디어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진짜로 고딩이 된 것이다.
어제 밤에 내게 와서 하는 말,
“아빠 난 중학교만 계속 다녔으면 좋겠어요.”라고 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함께 중학교 다니던 친구들 중에는
같은 고등학교에 들어간 친구가 하나도 없기에 더 그럴 수도 있겠다.
“아들 이제 고딩이네? 이젠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청년으로 가는 길목이야.”
“헐~ 진짜 고딩이네….”
“아들은 잘할 수 있을 거야. 지금까지도 잘해왔으니까 말이야.”
평소와는 다르게 더 일찍 서둘러야 하는 아들.
아침 7시 30분이면 집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아니, 그 시간에 엄마 차에 타고 있어야 학교 앞까지 태워다 주기 때문이다.
안 그러면 스스로 가야한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곳에서 신작로까지 2.5km를 걸어가서
다시 마도 사거리에서 버스타고 학교가려면
아무래도 무리가 될 것이라는 걸 잘 아는지 스스로 알아서 서두른다.
학교 가기 전에 인사를 하러 왔다.
녀석을 잡고 기도를 해 줬다.
시작은 막연한 두려움이고, 희망이고, 설렘이니까
잘 적응하여 이젠 한층 더 성숙한 학생이 되게 해 달라고,
무엇보다 하나님 의지하며 살아가는 학생이 되게 해 달라고,
건강하게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선생님과도 좋은 사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준다.
이번에도 여전히 공부 잘하게 해 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았다. ^_^*
짧게 깎은 머리와 단정하게 입은 교복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나가는 녀석 다시 불러 악수를 하며 지화자!!!를 외쳐 준다.
나도 이젠 학교 갈 준비를 해야겠다.
올해만 더 수고하면 대학원 3년 과정이 모두 끝난다.
세월이 참 빠르다.
2008. 3. 3.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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