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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눔의 편지 638]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

자오나눔 2013. 6. 14. 11:45

올해도 변함없이 그는 가출을 했었다.

더운 여름에 가출을 했다가 추워지니 돌아왔다.

해마다 한 두 번은 가출을 하기에 이제는 무뎌졌다.

추워지면 돌아 올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기도만 하자고 했었다.

그래도 걱정은 되었다.

지적장애 3급이라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걱정이 되었다.

40년 동안 따뜻해지면 가출을 하여 돌아다니다가 추워지면 돌아온다는 친척들의 말을 들었다.

우리 자오쉼터 가족이 되면서 벌써 일곱 번째 가출이었고

여섯 번째까지는 추워지면 어김없이 파출소에서 연락이 와서 모셔 오곤 했었다.

일곱 번째 가출이었는데 이번에도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파출소에 도착하니 관리가 되지 않은 구걸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발견했느냐고 경찰에게 물었더니 스스로 찾아 오셨단다.

그래서 가출 신고 된 사람들의 목록을 보니 비슷하여 이름을 물어보니 대답하더란다.

추워지니 스스로 파출소에 가셨는가 보다.

 

집으로 모셔와 깨끗하게 씻기고 나니 배고프단다.

맛있게 잡수곤 한숨 푹 주무신다.

다음 날 깨어나선 이젠 안 나가겠다고 손가락을 내밀며 약속을 한다.

그 약속이 벌써 일곱 번째인데.

삼촌은 돌아가면 반겨줄 원장님과 선생님, 다른 장애인 삼촌들이 있다는 걸 아신다.

상황이 어려우면 돌아갈 곳이 있었다.

돌아갈 집, 돌아갈 고향, 돌아갈 본향이 있는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다.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줄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돌아갈 곳이 어디인 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평안하다.

우리가 가야할 본향은 그곳 하늘나라.

언젠간 돌아가야 하리 그곳으로.

 

 

[11:16]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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