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리 고잔 마을을 떠나 온지 3년이 지났지만
그분들은 여전히 나를 ‘우리 목사님’이라고 불러준다.
그 중에 교회에 나가는 분은 한분 밖에 없다.
성당에 나가는 분 한 분.
나머지는 모두 초파일에 절에 가서 등을 다는 분들이다.
한 달에 한두 번, 때론 두 달에 한 번 정도 찾아뵙는다.
궁평리에 살 때 처음엔 모두 나를 배척했었는데
3년 살고 궁평리를 떠나 올 무렵엔
모두가 나를 ‘우리 목사님’이라고 불러 주셨다.
대소사를 다 챙기며 살았었는데...
며칠 전에 추석 지내라고 쌀이 조금 들어 왔다.
50%를 차에 싣고 가서 여섯 분에게 한 포대씩 드렸다.
개떡에 열무김치를 먹으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깜짝 놀라신다.
안 그래도 우리 목사님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오셨다며
깜짝 놀라신다.
쌀만 내려놓고 오려던 계획은 어디로 가고
차분하게 주차해 놓고 자리를 잡았다.
어르신들이 먹다가 뚝 떼어서 내 손에 쥐어준 개떡을
유년 시절을 생각하며 맛나게 먹었다.
가식 없는 그 모습 그대로 우리들은 살았었는데...
“목사님 빨리 노인시설도 하세요. 저희들 목사님께로 갈게요.”하신다.
“왜 우리를 두고 이사 가셨어요.” 하신다.
“아이고 자주 찾아뵐게요. 예수 믿고 교회 가세요.
가까운 궁평 교회에서 전도 오면 궁평 교회로 가세요.”라고 했더니,
“목사님은 왜 목사님 교회로 오라고 안 하요?”라고 묻는다.
“봐바 우리 목사님은 가까운 교회로 가라고 하잖아.”하신다.
무슨 일이 있었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질문을 하지 않았다.
더 놀다 가라고...
저녁 먹고 가라고...
가슴 따뜻한 정을 느끼고 돌아왔다.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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