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2] 그녀가 애기를 낳았다

자오나눔 2007. 1. 11. 14:49
     35살 먹은 그녀가  애기를 낳았다. 결혼한지 벌써  12년이
   지났고 벌써 12살 짜리 공주가 하나 10살 짜리 소녀가 하나
   있는데.... 10년만에 애기를 낳았다. 그것도 아들을..... 아들을
   낳았으니 기쁠 만도 한데 전화로 엉엉 울고 있다.

     그녀는 내가  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다른
   환자의 아내 겸 보호자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고향 후배라
   니.... 겸연쩍던 순간은 금새 지나가고 무척 다정스런 오누이
   로 변해 가고  있었다. 간병인을 쓰고 있던 내게도  무척 세
   심한 배려를 해 주던 그녀는 남편의 퇴원과 함께 점점 기억
   속에 멀어져가고 있었다. 퇴원할 때 내  주소와 전화 번호를
   적어 주었지만 근 1년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7개월 전에 전화가 왔다.
     "오빠! 나 임신 했는디  아들 낳으라고 기도좀 해 주시오.
   인자 이 동상 그만 울그로..."
     말꼬리를 내리던 그녀는 수시로 기도 해달라고 부탁을 해
   왔다. 자기는 예수를 안 믿어도 오빠는  믿으니까 오빠 하나
   님께 기도 해 달란다. 그런 시간이 벌써  7개월이 지나 오늘
   애기를 낳았단다. 건강한 아들을....

     그런데 펑펑  운다.....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지난 세월동
   안 구박도 많이 받았단다.  심지어 맞아도 가며...별의 별 욕
   까지 다 들어가며.... 이제 아들을 낳고 나니 그 사람들의 모
   습이 달라지 걸 보니 왜 이리도 설움이 북받쳐 오는지 모르
   겠단다.  아들 못  낳는다고 작은마누라  얻는다던 그  사람
   들....

     아예 몇  달씩 들어오지도 않던  남편.... 그들을 생각하니
   기운이 빠진단다. 그리고  이젠 그들의 곁을 떠나고 싶단다.
   "그러면 안된다"며  달래는 내 말에는  아랑곳 않고 서럽게
   울어대는 그녀의  목소리에 동무하듯이,  저 멀리서  서러운
   소리가 내 귀를 울리고 있다.
     "찹 사~알~떡~! 메 미~일~묵~!....."
     1997.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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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그래도 저들은 행복이 눈앞에 있는 것 같지? ^_^* 빙그레~ 우리도
  행복이 올거야... 언젠가는 말이다. 아들이 비록 지금은 엄마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좋은일도 생기지 않겠니? 우린 기도하며 기다리자
  알았지?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