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1] 앗! 발가락이구나!

자오나눔 2007. 1. 11. 02:42
     준열이가 동화 나라에 다녀와서 춥다며 내 품안으로 들어
   온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나 보다. 준열이의 손과 발은 얼음
   같이 차갑다. 이상하게 일그러진 아빠의 손으론  그 작은 고
   사리 같은 손과 발을 감싸 안을 수도  없다. 침대에 누워 이
   불 속으로  준열이를 끌어 들였다.  모처럼 아니 몇  달만에
   부자간에 한 침대에서  자 보나 보다. 내 침대엔  전기 장판
   이 깔려 있다. 그래서 금방 따뜻함을 맛볼 수가 있다.

     준열이를 꼬옥 안고 몸을  녹여 주다가 그만 잠이 들었나
   보다. 꿈속에서 준열이가  내 입에다 후랑크 소시지를  구워
   와 넣어 주려고 한다. "에구~~  착해라~~" 덥석 한입에 물었
   다. "아야! 아앙~~"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깜짝 놀라 눈
   을 떴다. 세상에나 준열이의 발가락이 내 입속에 들어 있다.
   이게 뭔  일이래? 준열이가 자다가 잠결에  내 얼굴에 발을
   올리게 되었고, 그  발은 내 입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
   게 되었나 보다.  아니 그 고소한 후랑크 소시지  냄새가 준
   열이의 발 냄새였단 말인가?

     기가 막혀 난  낄낄대고 있었고, 눈물을 글썽이며  아파하
   던 준열이는 내 품에 달려들며 한마디 한다. "아빠 미워! 준
   열이 발 아프게  했잖아!" 그래 미안하다야~~ 근데  어케 너
   의 발이 내 입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을꼬? 이렇게 오늘 하루
   는 아들과의 추억이 멋지게 장식되었다.
     199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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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병원에서 퇴원은 했지만 아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
   는 장애인의  몸이라, 아들이랑 함께  있을 수 있는  기회도
   없는지라... 아들이랑 함께 있으면 왜 이리 좋니... 이것도 먼
   훗날에 귀한 추억이  될거야...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
   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