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3] 미안해...

자오나눔 2007. 1. 11. 14:49
     "아빠 다녀왔습니다."
     오후 2시반이면  어김없이 동화  나라(놀이방과 유치원의
   중간)에서 수업을 마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준열이의
   인사말이다. 오늘은 준열이가  신이 났다. "아빠! 봐  봐요~~
   로봇이다!" 책가방에서 낡은 장난감 한 개를 꺼낸다. 손바닥
   만한 작은 로봇이다.  로봇을 꺼내 자랑하려는 아들놈을  보
   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저 애가... 혹시...'
     집에 없는 장남감이니  친구 것을 가져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이 들었다.  지금까지 누구를 때려 주거나  싸
   우는걸 보지 못했기에 폭력으로 친구들 것을 빼앗아 왔다는
   건 상상할 수가  없었고, 또 누가 자기 장난감을  거저 주었
   을 아이들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들에게 물어 본다.

     "준열아!"
     "네?"
     "이 장남감 누구꺼에요?"
     "준열이 꺼에요"
     "아니 누가 줬어요?"
     "아니요"
     "준열이 너! 일루왓!"
     드디어 회초리를 들었다. 겁먹은  준열이는 눈물을 글썽이
   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 후 준열이를 안고 말했다.
     "준열아~!"
     "네..."
     "준열이는 아빠가 사준 것 말구 다른걸 가져오면 안돼요..
   알았지요?"
     "왜요?"
     "음... 다른  사람걸 가져오면  나쁜 사람이고요, 하나님이
   싫어 하신데요.... 알았지요?"
     "하나님은 준열이 이뻐한데요...."
     "그래..."

     준열이를 품에 안고 조용한 목소리로  기도를 드린다. "하
   나님 아버지! 오늘도  저희들에게 이러한 건강 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하나님, 오늘 이 어린 영혼이 어디서 장난감 하나
   를 가져 왔는데... 하나님,  누구 것을 가져 왔는지는 모릅니
   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잘못된 행동이고 하나님이  싫어하
   신다는 걸 이 어린 영혼에게도 알게  하소서... 오늘 이 영혼
   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합니다. 도와주소서..." 나도  모르게 목은 매어 오고 있
   었고, 우리 둘은 끓어 안은 채 울고야 말았다.

     동화 나라에  전화해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
   다.
     "여보세요 준열이 아빕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 오늘  준열이가 낯선  장난감 하나를  가져 왔는데
   요.... 죄송합니다. 내일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 "
     "아~그거요. 준열이가 가지고 싶다길래  동화 나라 있는거
   주면서 놀다가 가져오라고 보냈는데요..."
     "네?..."
     이게 웬일입니까... 준열이를 불렀다. 다 기어 들어가는 목
   소리로... "준열아...."  준열이는 겁먹은 목소리로  대답을 한
   다. "네?" "일루 와라"  준열이를 품에 안고 볼을 비비며 사
   과를 했다. "준열아..미안하다..... 아빠가 잘못했다." 준열이는
   한마디 한다. 마치 날 위로라도 하듯이.... "아빠! 선 가드 비
   디오 빌려 줄꺼야?" "....." "그래.... 담에....." "아빠아~~"

     1997. 1. 21에 일어난 작은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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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편견을
  가지고 판단을 해 버렸구나. 미안하다. 아빠가 더 깊이 생각하며
  판단을 해야겠다. 오늘 아들 덕분에 아빠가 하나 배웠네~
  사랑한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