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간증] 주님, 아픈만큼 은혜받게 해 주세요....25

자오나눔 2007. 1. 15. 21:30
  
   5. 힘들었던 94년...1

    잠시 집으로 가  퇴원을 했던 내게 가장  문제가 된 것이
  화장실 문제였다. 왼쪽 한 곳에만 겨우  목발을 짚고 이동하
  려고 하니, 몸의 중심을 잡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왼쪽으로
  기우뚱하면서 금방 넘어질  것만 같다. 여기서 더  넘어지면
  상황 끝이라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한다.  자연히 먹는 것을
  줄이게 된다. 먹고  싶은 대로 누나가 차려 준대로  다 먹었
  을 때는, 화장실을  자주 가야만 한다. 오른쪽 배를  10cm정
  도 줄여 놔서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설을 해야만 했다.

    화장실을 갈 때마다  부축을 받아야만 되는데, 낮에는  그
  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밤에는 참 곤란했다. 매형이 아침
  일찍 출근을  한다. 그래서 저녁에는 일찍  잠을 잔다. 자고
  있는 누나를 깨워서  화장실을 가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어
  떻게 밤마다 그럴 수가 있는가. 자연히  식사량을 줄이고 건
  너뛰는 횟수가  많아  졌다.  속도 모르는 누나는  서운해서
  난리다. “왜 먹지를  않느냐, 얼마나 더 해줘야  되느냐, 네
  가 그러면 나는 어쩌란 말이냐.”등등...

    나도 모르게  한마디한다. “누나!  나도 먹고 싶어,  많이
  먹고 빨리 일어서고 싶어! 그렇지만 먹고 나면  화장실 문제
  는 어떻게 해! 깨우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내가  부를 때마다
  온 가족이 깰 텐데 그것이 더 힘들어.”  그 말을 하는 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듣고 있는 누나의 눈에서는 하염없
  이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누나는 내 손을 꼭  잡더니 한마
  디했다.“내가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구나. 이제부터는 잘 때
  너와 나의 손목에 줄을  묶어 놓고  자자. 네가 줄을 당기면
  내가 일어나서 오마.”가슴에서 나오는 사랑의 소리였다. 예
  수님이 하시는  사랑의 소리였다. 그  말을 해 놓고  누나와
  나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정말이지 먹고 싶어도  먹지
  를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나
  의 과거는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것에는 감사가 없
  었다. 지금도 병상에 누워서 먹고 싶은  욕망과 싸우고 있는
  분들께 위로를 보낸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