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잘못 건드린 벌집?
소록도 난방비 보내기 자선 음악회를 은혜롭게 마친 후
난방비와 그들이 필요한 물품을 마련하여 소록도를 방문하
기 위해 분주하던 11월이었다. 평상시 친분이 있던 집사님
이 어떤 여자분이랑 나눔 사무실로 찾아 왔다. 전에 신앙
생활을 하다가 우리 교회에서 새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권찰님이라는 거다. 나눔의 봉사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모
시고 왔다고 한다.
같이 대화를 나눠 본다. 그녀는 장애인 쪽보다 결식 노인
들을 더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음식
솜씨가 좋다)를 가지고 한 달에 2번 500-1000명의 결식 노
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단다. 그래서 준비해 오
고 있었던 상황들을 설명해 주는 그녀를 보며 난 속으로 놀
라고 있었다. 무엇이든지 마음먹기도 어렵지만 그 마음먹은
것을 행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지 않는가. 특히 좋은 일을
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
다. 일단 3개월의 수습을 하면서 나눔의 일을 해 보자고 했
다.
98년 12월 1일.
소록도에 난방비와 물품을 전해 주러 내려가는 날이다.
그냥 통장으로 난방비를 입금시키고 물품은 택배로 보내 주
면 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람의 정이라는 것을 우리
자오 나눔 가족은 알고 있기에 1년에 4번 이상을 방문한다.
15인승 승합차를 친구와 교대로 소록도까지 운전하고 가는
모습을 보며 여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을했다. 소록도 동생리
에 도착한 후 음식을 만들어 집집마다(몸이 불편하여 활동
을 못하시고 집에서 있는 분이 많다) 전해 주고 있었다는
것을 뒤 늦게 알았다. 몇 명의 일행이 보이지 않기에 찾아
봤더니 소리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책임자로서 보고 없이
행동한 그녀에게 질책을 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를
보며 소감을 물어 본다. 이젠 나눔에서 방문할 때는 꼭 따
라오겠단다. 소록도 일정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유자를
제법 싣고 왔다. 부천서 소록도까지 왕복 1024km다. 결코
짧지 않는 거리다. 운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고맙다. 난
면허는 있어도 15인승은 운전할 수 없는데...
소록도에서 가져온 유자로 간사들과 함께 쨈과 차를 만들
고 있었다. 뭐하려고 만드느냐 물었더니 신정때 방문시에
가져가서 부드러운 빵에 발라 드릴거란다. 마음 씀씀이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생각을해 본다. 쨈을 다 만들고 사
무실로 올라온 그녀에게 감사를 전했다. 남편께 감사한다고
했다. 가정을 가진 주부가 나눔 봉사에 열심히 할 수 있도
록 밀어 줘서 감사하다며 언제 식사라도 하자고 전해 달라
고 했다. 그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혼자 산지 12년
이 되었단다.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을 하지 안함만
못한 것 같았다.
99년 1월 1일.
매년 소록도에서 자오나눔회원들의 신년 엠티를 가진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계획대로 추진을 하고 있다. 운전석에는
그녀가 앉았다. 소록도에서 만날 회원들은 25여명... 모두가
각자 출발지에서 소록도로 달리고 있었다. 밤길을 달려 아
침에 소록도에 도착한다. 간단한 예배를 드린 후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다음날에는 떡국을 끓여 대접한다. 어느새
준비를 했는지... 모두의 손길이 바쁘다. 기뻐하는 소록도 동
생리 주민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밤에는 기도를 했다. 장가
를 가야겠다는 강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결혼을 꿈꾸던
나에게 신기루 같던 환경이 현실로 온 것 같은 강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 순간에 나의 행복보다 장애인 사역을 먼
저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역을 가장 잘 보필
해 줄 사람이 누구인가를 놓고 기도를 했다. 밤이 새도록...
어차피 나의 사랑은 이젠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했기 때문
이다.
99년 1월 3일.
서서히 상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엠티와 봉사에 시간
을 할애하던 회원들이 소록중앙공원에 사진 촬영을 하러 간
단다. 입구까지만 안내를 한 후 차에서 쉬고 있었다. 피곤했
다. 사진 찍는 모습들을 보고 있는데 누가 차문을 두드린다.
그녀다. 숙소의 뒷정리를 하고 늦게 일행을 따라 나오고 있
었다. 내가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보더니 잠시 주저한다. 그러
더니 묻는다. 가지고 올라갈 돼지고기가 안 보인단다. 부천
에 올라가면 장애인 공동체에 전해 주려던 것이었다. 어제
잡은 돼지라 맛이 좋던데..라며 말을 흐리는 모습을 보곤 차
를 운전하고 가보자고 했다. 숙소로 돌아가 찾아보니 일행
들이 우물가에다 따로 내려 놓았나 보다. 그걸 싣고 다시
공원 앞으로 왔다.
그녀를 보면서 혹시 이 여자가 나를 위해 예비해 놓은 사
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한다. 곧바로 고
개를 흔들어 버렸다.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 어찌
나 같은 장애인에게... 그것도 나보다 나이가 다섯 살이나
더 많은데... 동생도 한참 동생으로 생각할텐데... 그런데 내
마음은 자꾸 그녀에게 쏠리기 시작한다. 그래... 어차피 이게
나의 길인데 이 길을 아는 사람이 나의 동반자가 되면 더욱
좋겠지... 어절 수 없는 속물이 되어 계산을 하고 있었다. 조
수석에 앉아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벌집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집니다.
소록도 난방비 보내기 자선 음악회를 은혜롭게 마친 후
난방비와 그들이 필요한 물품을 마련하여 소록도를 방문하
기 위해 분주하던 11월이었다. 평상시 친분이 있던 집사님
이 어떤 여자분이랑 나눔 사무실로 찾아 왔다. 전에 신앙
생활을 하다가 우리 교회에서 새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권찰님이라는 거다. 나눔의 봉사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모
시고 왔다고 한다.
같이 대화를 나눠 본다. 그녀는 장애인 쪽보다 결식 노인
들을 더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음식
솜씨가 좋다)를 가지고 한 달에 2번 500-1000명의 결식 노
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단다. 그래서 준비해 오
고 있었던 상황들을 설명해 주는 그녀를 보며 난 속으로 놀
라고 있었다. 무엇이든지 마음먹기도 어렵지만 그 마음먹은
것을 행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지 않는가. 특히 좋은 일을
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
다. 일단 3개월의 수습을 하면서 나눔의 일을 해 보자고 했
다.
98년 12월 1일.
소록도에 난방비와 물품을 전해 주러 내려가는 날이다.
그냥 통장으로 난방비를 입금시키고 물품은 택배로 보내 주
면 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람의 정이라는 것을 우리
자오 나눔 가족은 알고 있기에 1년에 4번 이상을 방문한다.
15인승 승합차를 친구와 교대로 소록도까지 운전하고 가는
모습을 보며 여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을했다. 소록도 동생리
에 도착한 후 음식을 만들어 집집마다(몸이 불편하여 활동
을 못하시고 집에서 있는 분이 많다) 전해 주고 있었다는
것을 뒤 늦게 알았다. 몇 명의 일행이 보이지 않기에 찾아
봤더니 소리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책임자로서 보고 없이
행동한 그녀에게 질책을 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를
보며 소감을 물어 본다. 이젠 나눔에서 방문할 때는 꼭 따
라오겠단다. 소록도 일정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유자를
제법 싣고 왔다. 부천서 소록도까지 왕복 1024km다. 결코
짧지 않는 거리다. 운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고맙다. 난
면허는 있어도 15인승은 운전할 수 없는데...
소록도에서 가져온 유자로 간사들과 함께 쨈과 차를 만들
고 있었다. 뭐하려고 만드느냐 물었더니 신정때 방문시에
가져가서 부드러운 빵에 발라 드릴거란다. 마음 씀씀이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생각을해 본다. 쨈을 다 만들고 사
무실로 올라온 그녀에게 감사를 전했다. 남편께 감사한다고
했다. 가정을 가진 주부가 나눔 봉사에 열심히 할 수 있도
록 밀어 줘서 감사하다며 언제 식사라도 하자고 전해 달라
고 했다. 그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혼자 산지 12년
이 되었단다.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을 하지 안함만
못한 것 같았다.
99년 1월 1일.
매년 소록도에서 자오나눔회원들의 신년 엠티를 가진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계획대로 추진을 하고 있다. 운전석에는
그녀가 앉았다. 소록도에서 만날 회원들은 25여명... 모두가
각자 출발지에서 소록도로 달리고 있었다. 밤길을 달려 아
침에 소록도에 도착한다. 간단한 예배를 드린 후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다음날에는 떡국을 끓여 대접한다. 어느새
준비를 했는지... 모두의 손길이 바쁘다. 기뻐하는 소록도 동
생리 주민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밤에는 기도를 했다. 장가
를 가야겠다는 강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결혼을 꿈꾸던
나에게 신기루 같던 환경이 현실로 온 것 같은 강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 순간에 나의 행복보다 장애인 사역을 먼
저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역을 가장 잘 보필
해 줄 사람이 누구인가를 놓고 기도를 했다. 밤이 새도록...
어차피 나의 사랑은 이젠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했기 때문
이다.
99년 1월 3일.
서서히 상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엠티와 봉사에 시간
을 할애하던 회원들이 소록중앙공원에 사진 촬영을 하러 간
단다. 입구까지만 안내를 한 후 차에서 쉬고 있었다. 피곤했
다. 사진 찍는 모습들을 보고 있는데 누가 차문을 두드린다.
그녀다. 숙소의 뒷정리를 하고 늦게 일행을 따라 나오고 있
었다. 내가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보더니 잠시 주저한다. 그러
더니 묻는다. 가지고 올라갈 돼지고기가 안 보인단다. 부천
에 올라가면 장애인 공동체에 전해 주려던 것이었다. 어제
잡은 돼지라 맛이 좋던데..라며 말을 흐리는 모습을 보곤 차
를 운전하고 가보자고 했다. 숙소로 돌아가 찾아보니 일행
들이 우물가에다 따로 내려 놓았나 보다. 그걸 싣고 다시
공원 앞으로 왔다.
그녀를 보면서 혹시 이 여자가 나를 위해 예비해 놓은 사
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한다. 곧바로 고
개를 흔들어 버렸다.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 어찌
나 같은 장애인에게... 그것도 나보다 나이가 다섯 살이나
더 많은데... 동생도 한참 동생으로 생각할텐데... 그런데 내
마음은 자꾸 그녀에게 쏠리기 시작한다. 그래... 어차피 이게
나의 길인데 이 길을 아는 사람이 나의 동반자가 되면 더욱
좋겠지... 어절 수 없는 속물이 되어 계산을 하고 있었다. 조
수석에 앉아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벌집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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