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수필] 산다는 것

자오나눔 2007. 1. 15. 23:44

      사람이 살아가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감사를 모르며 살아갈 때가 참 많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때 기쁨이 있고 감사가 나오는게 우리들의 삶이다. 그러나 사람들  중엔 비록 내게 있는 것이 부족하고, 내가 처한 환경이 어려울지라도 그 환경에서 감사를 찾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단지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 있다는 것, 살면서 무언가 느낄 수  있다는 것, 느끼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을 감사의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내게 있는 것이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초라하고 넉넉하지 않아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그들과 함께 나누어 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감사를 아는 사람들이다. 언제나... 늘~ 감사를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리라.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때로는 바보 취급을 할 때가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생존 경쟁의 시대에서, 내가 잡아먹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잡아먹히는 세상에서, 언제나 착하게 살아가며 욕심 없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속으로 비웃으며 살아갈 때도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속으론 봉 잡았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결국 착한 사람은 상처를 받게 된다. 몇 번 상처를 받게 되면 아픔을 달래기에 너무 벅차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리곤 점점 불신의 늪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 버리고 어느 날 뒤돌아보면 잃어버린 순수를 찾지 못할 단계까지 와 버렸음을 느끼는 게 인간의 또 다른 면이기도 하다. 먼 훗날 후회하며 하는 말은 언제나  '껄'이다. 그때 잘할 껄, 그때 참을 껄, 그때 그 찬스를 놓치지 말 껄... 껄,  껄, 껄로 마감해 가는 게 우리들의 삶이 아닐까.

      우리들의 인생은 '없다'의 연속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에는 철이 없어 부모의 마음을 언제나 불안하게 만들고, 청년 시절에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탱크처럼 부딪쳐 보는 삶을 살기에 정신이 없고, 장년의 시절에는 현실을 바로 알기에 삶에 얽매어 틈이 없으며, 노년에 죽음을 앞두고 조용히 생각해 보면 정신없이 뛰어온 삶이었지만 무엇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게 없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헛되고 헛된 것이 인생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솔로몬의 고백이 가슴속으로 깊이 들어 오는 순간이다.

 

       이 순간 나는 내 자신에게 물어 본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느냐고... 솔직하게 자신이 없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갈 수는 있다는 또 다른 대답을 하고 싶다. 스스로 채찍을 맞아 본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채찍을.
      2000.12.10
      나눔

'나와 너, 그리고 > 나눔의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선물  (0) 2007.01.15
[시] 고백  (0) 2007.01.15
[시] 송년  (0) 2007.01.15
[단상] 우리는 시인입니다  (0) 2007.01.15
[시] 소록도 사람들  (0) 2007.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