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단상] 설레임

자오나눔 2007. 1. 16. 12:33
     설레임.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말 괜찮은  순간은 설레임이 있는  시간이다.
 어떤 큰 기대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설레는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차게 된다.
 설레임에는 우선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에 좋다. 마음속으로  수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어 좋다. 설레임에는  희망이 공존하기에 그렇게
 좋은가 보다.

    녀석은 신났다.  다른 날보다 오늘은 일기도  일찍 써 놓고 아빠를  보채기
 시작한다. "아빠~ 내일 소풍갈 때  무엇을 가져가지요?" 녀석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가 내포되어 있다. 엄마 아빠가 워낙 바쁘다 보니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할
 때가 많기에, 소풍 때만은  챙김을 받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자기 마음
 대로 사용할 수  있는 용돈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하느라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걱정하며 기다리는 녀석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친구가 놀러 와 소풍가서 과자  사 먹으라고 2천원을 주니 기특하게 2백원
 을 십일조로 떼 놓는 녀석을 본다. "어떤 옷을  입고 가지?" 이 옷 저 옷을 만
 져 보며 혼자서  중얼거리는 녀석을 보며 우리가 자랐던 그때를  생각한다. 그
 때의 설레임은 꿈이었다. 희망이었다. 지금도 녀석의 설레임에는 꿈이 있고 희
 망이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에 김밥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활짝 웃는 녀석의
 얼굴에서 희망을 만난다. 그래 희망을 품고 살아가렴, 사랑한다 아들아.
    2001.9.14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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