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내 고향 청산도~

[고향] 고향가는 길

자오나눔 2007. 1. 16. 12:53
  내 고향은 참 멀리 있습니다. 고향을 자랑하려면 인심좋고, 물 맑고, 공기 좋고, 해산물이 풍부한 섬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가지가 더 생겼습니다. 서편제를 촬영했던 곳이라고 자랑을 합니다. 길을 올라 오면서 진도아리랑을 신명나게 불어재끼던 장면이 나옵니다. 그곳을 촬영했던 곳이라고 자랑을 합니다. 고향을 자랑할 수 있는 자랑거리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평상시 차로 8시간을 달려가서 배를 타고 50분을 갑니다. 다시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섬입니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고향이지만 언제나 포근합니다. 빈손으로 찾아가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곳입니다. 고구마 한개씩 나눠먹는 인심이지만, 없는 살림에 고구마가 주식이던 고향에서, 식사시간에 고구마를 나눠 먹는 것은 내 밥을 나눠 먹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주식이 쌀입니다. 제가 어릴때는 참 가난했습니다. 고구마라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안양교도소 봉사를 마치고 고향에 내려갑니다. 선물꾸러미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어르신들 아프실 때 드시라고 우황청심환 몇박스 구입해 내려갑니다. 양친 부모를 일찍 여의였기에 부모님이 살아 계신 지인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어느 누구나 고향은 어머님의 품속 같습니다. 누구나 고향을 가슴에 품고 삽니다. 사람에게도 회귀 본능이 있어서 다시 찾아간다면 마지막 종착지는 분명 고향일 것입니다. 고향은 안식처요,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나는 자주 그런생각을 합니다. 내 본향은 이세상이 아니라는 것, 언젠간 나도 내 본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본향 갈때 준비할 선물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 봅니다. 빈손으로 간다고 누가 뭐라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교도소에 가서 재소자들에게 이런 말을 해 드려야겠습니다. 고향가는 길에 대해서...

20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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