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수필]

자오나눔 2007. 1. 16. 13:04

지리산 솔뫼농원 그 깊은 맛을 찾아서


 
  어느날 자오나눔 사무실로 택배가 왔다. 제법 큰 박스가 배달 되어 온 것이다. 연락도 없이 택배가 온 것은 처음이라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박스를 열어보니 예쁜 단지가 5개 들어 있다. 그 안에는 구수한 맛이 나는 된장이 가득 들어 있었고...안 주인인 솔뫼안해님이 된장독을 열어 보고 있다.
    누가 보낸 줄도 모르고 감사만 드릴뿐이었다. 그러다 박스를 다시 보니 지리산 솔뫼농원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그 곁에 전화 번호도 적혀 있다. 즉시 전화를 걸었다. 하이텔에 나이테라는 중년 모임방이 있다. 그곳에 올라 있는 내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아 매월 된장과 간장을 후원하리라 마음을 먹었는가 보다. 장애인을 위해 여러가지 봉사를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결식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을 하는 모습이 더 가슴으로 다가왔는가 보다. 솔뫼농원에 가보고 싶어하는 아내, 평소 죽어라 섬기는 일에만 최선을 다했는데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마침 진주에서 간증 집회가 잡혔다. 겸사 겸사 방문하기로 한다.
된장독 갯수를 세어 보고 있는 필자
 


    몇번의 통화 끝에 찾아간 지리산 솔뫼농원. 깊은 산속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전원주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청룡 우백호, 좋은 자리에 터전을 잡은 걸 보니 주인장이 멋을 아는 분이다.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시는 솔뫼농원지기 부부. 주인장이신 솔뫼님, 그의 안해(집안의 해). 처음 뵌 분들이지만 오랜지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동행한 이백진 목사님 내외분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좋아 하신다.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있다. 산속에는 해도 빨리 지는데, 해 지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가 보다. 거실에서 알맞게 우려낸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 밖으로 나왔다. 잔잔한 클레식이 흐르는 메주 숙성실에서 아들 준열이와 필자마당에는 수백개가 넘는 약초된장 항아리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맛있는 된장을 만들기위해 모든 공정을 손으로 했다는 설명도 들어 본다. 된장 항아리를의 배웅을 받으며 솔뫼님이 자신있게 설명하던 발효실로 가 본다. 수천개의 메주들이 천정에 매달려 있고, 감미로운 클래식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메주를 발효시키는 균사가 가장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음악도 틀어 준단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부가 손으로 직접 만들어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다는 황토방, 야채나 과일을 싱싱하게 보존해 준다고 한다. 한쪽 다리가 소아마비였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배우며 노력한 솔뫼님. 그의 사연을 듣다보니 나도 모를 존경심이 우러난다. 그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사업의 실패로 고생하던 이야기부터, 농촌에 정착하기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들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필자아내 필자, 솔뫼안해와 솔뫼님.


    집과 조금 떨어진 건물에는 늙으신 아버님이 소일거리로 분재를 키우고 계셨고, 다른 방에서는 서예를 하고 계셨는데 필체가 힘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겠는데... 중국의 누구와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필체라고 하신다. 전직 교사였다는 어르신은 언제나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지키셨다고 한다. 그 아래에는 남동생 가족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것은 내가 꿈꾸던 것인데 부러움이 앞선다.

    이백진 목사님과 필자, 그리고 솔뫼님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과 솔뫼농원 약초된장이 어우러진 푸짐한 저녁까지 대접을 받고, 약초 된장과 무공해 포도즙까지 선물을 받고야 우리들은 일어서고 있었다. 하늘과 붙어 있는 지리산 깊은 골에 사랑이 있는 곳, 정이있는 곳, 하얀 강아지가 반기는 곳, 무엇보다 인간 승리의 모습이 있는 곳, 지리산 솔뫼농원... 기회가 된다면 날마다 찾아 가고 싶다. 솔뫼님의 말씀처럼 황토방이 모두 만들어지면 큰형님집 찾아가는 아우처럼 자연스럽게 찾아 가고 싶다. 내 고향과 같은 곳이다. 솔뫼농원.

솔뫼농원 홈페이지 : http://kongnara.com/
솔뫼농원 전화번호 :
055) 962-7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