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온가족이 쇼핑을 갔다가 아들에게 책을 사주면서 우리도 읽을 책을 샀는데, 그때 산 책이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다. 63년생인 김중미님이 쓴 글에 62년생 송진헌님이 삽화를 그려서 독자들로하여금 더욱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우리들의 소설이다. 1권을 펼친후 한번도 덮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다. 물론 책을 빨리 읽는 편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선 내용이 편했다. 우리들이 한번쯤은 겪었을만한 그런 삶들... 평상시 윗 사람들로부터 한 두번은 들었을만한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5분 차이로 언니와 동생이 된 숙자와 숙희 쌍둥이 자매를 중심으로 동수와 동준 형재의 이야기, 본드를 마시고 있는 동수와 명환이, 학교때는 공부를 잘했던 명희는 선생님이 되어 괭이불말 학교로 선생님이 되어 돌아왔지만 가능성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냉철한 선생님으로 나온다. 어쩌면 우리들의 현실상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관심있게 보고 있는 사람은 영호라는 사람이다. 유도를 잘하는 젊은 청년이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이지만 그의 사고방식은 순수하다 못해 하얗다고 볼 수 있다. 부모가 있어도 부모의 존재를 모르며 살아가는 불쌍한 아이들... 그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영호는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덧 그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3명으로 늘었다.
본드를 마시고 영호의 방에 누워있는 동수와 명환, 그들의 모습을 보고 어쩔 줄 모르는 동준과 영호...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동수는 본드 흡입으로 인해 구치소에 가게 되고, 그 동수를 구하기위해 변호사까지 선임하려고 어머님이 반을 부어 놓고 나머지를 채워서 집도 사고 장가도 가라고 유언했던 적금을 해야하는 영호. 언젠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동창인 김명희 선생님께 동수의 상황을 말하며 상담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하고... "너도 똑같구나"라는 말 한마디로 마음을 접었는데, 명희는 그 한마디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결국 명희는 영호에게 편지를 써서 동준에게 보낸다. '왜 내가 선생님이 되었으며 상담대학원에 가게 되었는지를 곰곰히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하며 동수를 만나보고 싶다'는 내용이다. 서서히 명희도 영호네 공동체로 발을 딛는 순간이다.
괭이부리말은 우리들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우리들의 삶이 있다. 그곳에는 처음 오는 손님에게는 언제나 먹을 것이 나온다. 가난하여 먹을 것 먹지 못하고 서럽게 살아왔던 사람들의 가장 큰 대접일 수 있다. 그들의 삶을 그대로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명희도 어느새 영호네 공동체 가족으로 되어감을 느낀다. 아이들까지 명희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동수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며 명희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는다. 구치소 생활에서 한 방에 있던 11명 중에 6명이 괭이부리말 출신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동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먹는다.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 오지 않으리라... 안양 교도소에서 그들에게 교화사역을하고 있는 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내용들이었다.
좋은일이 있으면 서로 부둥켜 안고 기뻐해 주는 스킨쉽은 사람의 마음을 열게하는가 보다. 장애인 공동체에 봉사를 갈때마다 나는 그들과 레슬링하기를 좋아한다. 말도 못하고 표현도 서투른 그들에게 가장 정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스킨쉽이다. 내 휴대폰 초기화면에는 이런 문자가 서 있다. "손 한번 잡아주는 것도 나눔입니다" 그렇다. 사랑은, 정은, 나눔은 작은 부분을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는 어릴적 추억을 한두가지는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추억초차 없이 편안하게 살아온 삶이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한가를 제시해 주는 작가의 속 깊음이 잘 나타나 있다. 어른이 되어서야 힘들게 살았던 과거가 현실에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달은 명희는 선생님으로서의 사랑을 잘 나눠주고 있다. 짜증만 내며 지내온 입장에서 상대방의 아픔을 먼저 생각해 가는 멋진 선생님으로 변해가는 명희를 보며 지인들을 생각해 본다,
첫 월급을 타본 경험은 성인들에게는 거의 다 있다. 그럴때의 기쁨... 첫월급으로 소중한 사람들의 소지품을 살 때의 기쁨은 언제 생각해도 소중한 추억이다. 가족들을 위해 노점에서 물건을 사다가 할머님 노점상을 위해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사다가 드리는 동수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동수가 본드를 마시고 싸움만 하던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는 게 너무나 벅차서 아이를 영호네 공동체에 버리고 가면서도 일본에 가서 돈을 벌어와 다시 찾겠다는 호영이 아버지의 편지를 보면서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했던 맹자의 논리가 맞다는 생각을 해 본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짜 소중한 것이 무언인지를 알게해 주는 소중한 책이다. 비록 시커먼 기름때를 싯지도 못하고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모습속에서도 정을 느낄 수 있는, 삼겹살과 김치찌개에서도 산해진미보다 더 행복한 밥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나 혼자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부족하더라고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마음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귀한 일인가.
사람들은 그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먼저 내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굳게 닫아 걸고 있는 빗장을 풀어야 한다. 내마음의 빗장을 풀지 못하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진실한 사랑도 할 수 없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변하고 만다. 끊임없이 두드리며 다가오는 소중한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안타까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열자, 마음의 문을 열자, 마음을 닫아 걸고 있는 빗장을 시원하게 부셔버리자. 다시는 빗장을 걸 수 없도록... 그리고 하늘을 보자, 밝은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다. 하늘을 보자.
2002. 7. 6
나눔
15분 차이로 언니와 동생이 된 숙자와 숙희 쌍둥이 자매를 중심으로 동수와 동준 형재의 이야기, 본드를 마시고 있는 동수와 명환이, 학교때는 공부를 잘했던 명희는 선생님이 되어 괭이불말 학교로 선생님이 되어 돌아왔지만 가능성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냉철한 선생님으로 나온다. 어쩌면 우리들의 현실상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관심있게 보고 있는 사람은 영호라는 사람이다. 유도를 잘하는 젊은 청년이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이지만 그의 사고방식은 순수하다 못해 하얗다고 볼 수 있다. 부모가 있어도 부모의 존재를 모르며 살아가는 불쌍한 아이들... 그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영호는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덧 그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3명으로 늘었다.
본드를 마시고 영호의 방에 누워있는 동수와 명환, 그들의 모습을 보고 어쩔 줄 모르는 동준과 영호...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동수는 본드 흡입으로 인해 구치소에 가게 되고, 그 동수를 구하기위해 변호사까지 선임하려고 어머님이 반을 부어 놓고 나머지를 채워서 집도 사고 장가도 가라고 유언했던 적금을 해야하는 영호. 언젠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동창인 김명희 선생님께 동수의 상황을 말하며 상담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하고... "너도 똑같구나"라는 말 한마디로 마음을 접었는데, 명희는 그 한마디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결국 명희는 영호에게 편지를 써서 동준에게 보낸다. '왜 내가 선생님이 되었으며 상담대학원에 가게 되었는지를 곰곰히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하며 동수를 만나보고 싶다'는 내용이다. 서서히 명희도 영호네 공동체로 발을 딛는 순간이다.
괭이부리말은 우리들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우리들의 삶이 있다. 그곳에는 처음 오는 손님에게는 언제나 먹을 것이 나온다. 가난하여 먹을 것 먹지 못하고 서럽게 살아왔던 사람들의 가장 큰 대접일 수 있다. 그들의 삶을 그대로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명희도 어느새 영호네 공동체 가족으로 되어감을 느낀다. 아이들까지 명희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동수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며 명희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는다. 구치소 생활에서 한 방에 있던 11명 중에 6명이 괭이부리말 출신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동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먹는다.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 오지 않으리라... 안양 교도소에서 그들에게 교화사역을하고 있는 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내용들이었다.
좋은일이 있으면 서로 부둥켜 안고 기뻐해 주는 스킨쉽은 사람의 마음을 열게하는가 보다. 장애인 공동체에 봉사를 갈때마다 나는 그들과 레슬링하기를 좋아한다. 말도 못하고 표현도 서투른 그들에게 가장 정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스킨쉽이다. 내 휴대폰 초기화면에는 이런 문자가 서 있다. "손 한번 잡아주는 것도 나눔입니다" 그렇다. 사랑은, 정은, 나눔은 작은 부분을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는 어릴적 추억을 한두가지는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추억초차 없이 편안하게 살아온 삶이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한가를 제시해 주는 작가의 속 깊음이 잘 나타나 있다. 어른이 되어서야 힘들게 살았던 과거가 현실에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달은 명희는 선생님으로서의 사랑을 잘 나눠주고 있다. 짜증만 내며 지내온 입장에서 상대방의 아픔을 먼저 생각해 가는 멋진 선생님으로 변해가는 명희를 보며 지인들을 생각해 본다,
첫 월급을 타본 경험은 성인들에게는 거의 다 있다. 그럴때의 기쁨... 첫월급으로 소중한 사람들의 소지품을 살 때의 기쁨은 언제 생각해도 소중한 추억이다. 가족들을 위해 노점에서 물건을 사다가 할머님 노점상을 위해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사다가 드리는 동수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동수가 본드를 마시고 싸움만 하던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는 게 너무나 벅차서 아이를 영호네 공동체에 버리고 가면서도 일본에 가서 돈을 벌어와 다시 찾겠다는 호영이 아버지의 편지를 보면서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했던 맹자의 논리가 맞다는 생각을 해 본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짜 소중한 것이 무언인지를 알게해 주는 소중한 책이다. 비록 시커먼 기름때를 싯지도 못하고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모습속에서도 정을 느낄 수 있는, 삼겹살과 김치찌개에서도 산해진미보다 더 행복한 밥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나 혼자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부족하더라고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마음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귀한 일인가.
사람들은 그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먼저 내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굳게 닫아 걸고 있는 빗장을 풀어야 한다. 내마음의 빗장을 풀지 못하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진실한 사랑도 할 수 없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변하고 만다. 끊임없이 두드리며 다가오는 소중한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안타까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열자, 마음의 문을 열자, 마음을 닫아 걸고 있는 빗장을 시원하게 부셔버리자. 다시는 빗장을 걸 수 없도록... 그리고 하늘을 보자, 밝은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다. 하늘을 보자.
2002. 7. 6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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