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단상] 아깝다. 그냥 허비하기엔...

자오나눔 2007. 1. 17. 10:44
눈이 내리는 날이면 나는 환자가 된다.
비가 오는 날에도 나는 환자가 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거나 기압이 떨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환자가 된다.
내리는 눈이 쌓이는 만큼 내 육신의 고통도 무게를 더 해 간다.
진통제의 도움 덕분에 일그러졌던 얼굴이 '얼이 닮긴 꼴'처럼 보인다.
얼굴이란 단어는 '조상의 빛난 얼'이라고하는 그 얼과
모양을 나타내는 꼴이 합쳐져서 생겨졌다고 하는 풋내기 목사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눈자위가 검게 보인다며 걱정해주는 지인의 고운 마음을 받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변함없이 아침이 찾아오고
변함없이 태양이 떠오르는 것 같지만
분명 어제와는 다른 아침을 맞이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우리들은 더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어제보다 못한 오늘을 살아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용암처럼 끓고 있는 희망을 버릴 수는 없지 않는가.
꿈과 열정을 버릴 수는 없지 않는가.

지나온 삶 뒤돌아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뒤돌아 보면 씽긋 웃을 수 있는 흔적은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힘들었던 순간도 지나고 보면,
그래도 그 순간이 아름다웠노라고 말 할 수 있으리니 힘 내자.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이 순간이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하다.
아깝다. 그냥 허비 하기엔...


200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