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어머니

자오나눔 2007. 1. 17. 11:07
어머니

물잡아 놓은 논에
무거운 몸 허리숙여 모내기 해 놓고
허리 한번 펴고 나니
감자 심고 고추 심어야 하네.

까칠까칠 보리타작 끝내 놓고
남산만한 배 쓰다듬으며
사랑을 속삭이신다.
아이야 너는 고생하지 말고 살아라.

고구마 밭에 새싹이 돋아 나고
고추 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어머니 배를 만지며 속삭이신다.
실한 고추달고 태어나려므나 내 아이야.

천금보다 귀한 봄비 내리고
전답에 농작물 뿌리내릴 때
어머니 소원대로 고추달고 태어났다.
시댁 친정 모두 함박웃음이다.
어머니 모처럼 어깨를 펴셨다.

2005. 5. 30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