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2] 난 쫓겨날 거야~
빨래가 제법 많다. 그러나 지난번보다는 훨씬 작다. 인원이 없
어 조금 힘은 들겠지만 보람은 있으리라. 세분이 빨래터로 들어
간다. 장화를 신고 세제를 풀어놓은 빨래를 밟기 시작한다. 거품
이 일어나며 땟물이 진하다. 세탁기가 두 대나 있지만 워낙 많은
빨래라 세탁기가 감당을 못한다. 그래서 탈수만 하고 있다. 이제
는 자리를 잡고 빨래를 비비기 시작한다. 작은 양말 한 개까지
손으로 비벼 주는 모습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지금은 사랑으로
빨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손빨래하는 모습을 어머님이
보시면 놀라실거라"는 산소님, "난 이 모습을 아내가 보면 쫓겨
날거라"는 영욱님, "남는 건 미모와 기운밖에 없다"던 은미, 모두
가 밤에는 몸살을 앓을 것 같다.
부지런히 탈수를 하시는 영욱님, 탈수한 빨래를 다시 맑은 물
에 헹구는 산소님과 은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의 빨
래는 남자들이 해야겠다"는 말에는 너무 힘들다는 뜻도 포함됐으
리라. 벌써부터 손목에 기운이 빠진다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동민이는 부지런히 빨랫감을 가져온다. 그래도 거의 다
한 것 같다. 설거지와 간식 준비까지 마친 주방팀이 커피를 타서
가져온다. 잠시 휴식 시간이다. 커다란 탈수기를 사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봉사의 의미에 대해서도 잠시 대화를 나눈다. 음
식, 빨래도 봉사지만 장애우들과 함께 놀아 주는 것도 훌륭한 봉
사라는 걸 말해 본다. 사람이 그립고 정이 그리운 그들에게는 어
쩌면 빨래보다, 밥해 주는 것 보다 레슬링을 하며 뒹굴 수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아침에 내리던 비가 그쳤다. 하늘엔 햇빛이 조심스럽게 쏟아지
고 있었다. 감사하다. 빨래를 밖에다 말릴 수 있다. 장애우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면도하고 손톱 깎는 시간인가 보다. 몸은
건강하지만 정신박약인 친구 두명에게 밖에서 빨래 너는 것 도와
주라고 하니 좋다고 나간다. 양말까지 다 젖은 빨래 팀이 들어온
다. 다른 팀은 아직 빨래를 널고 있고.... 얼마후 모두 들어온다.
비온 뒤라 그런지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 마련해 간 간식을 쟁반
에 담아서 듬성듬성 놓고 간식 시간을 갖는다. 주기도문 외우는
데 2년을 걸린 친구들이 감사 기도를 노래로 부른다. 무슨 말인
지 알아먹을 수는 없지만,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
도라는 것을 우리는 느끼고 있었다.
이번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 많이 바빴다는 증거리라. 필
름을 마련하지 못해 사진 한장 찍지는 못했지만 우리들의 가슴에
찍힌 사진들은 영원히 간직되리라. 함께 동참해 준 이영욱, 오세
연, 류영희, 손현옥, 윤은미, 양미동님 모두 애쓰셨습니다. 감사합
니다.
2000.3.25
빨래가 제법 많다. 그러나 지난번보다는 훨씬 작다. 인원이 없
어 조금 힘은 들겠지만 보람은 있으리라. 세분이 빨래터로 들어
간다. 장화를 신고 세제를 풀어놓은 빨래를 밟기 시작한다. 거품
이 일어나며 땟물이 진하다. 세탁기가 두 대나 있지만 워낙 많은
빨래라 세탁기가 감당을 못한다. 그래서 탈수만 하고 있다. 이제
는 자리를 잡고 빨래를 비비기 시작한다. 작은 양말 한 개까지
손으로 비벼 주는 모습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지금은 사랑으로
빨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손빨래하는 모습을 어머님이
보시면 놀라실거라"는 산소님, "난 이 모습을 아내가 보면 쫓겨
날거라"는 영욱님, "남는 건 미모와 기운밖에 없다"던 은미, 모두
가 밤에는 몸살을 앓을 것 같다.
부지런히 탈수를 하시는 영욱님, 탈수한 빨래를 다시 맑은 물
에 헹구는 산소님과 은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의 빨
래는 남자들이 해야겠다"는 말에는 너무 힘들다는 뜻도 포함됐으
리라. 벌써부터 손목에 기운이 빠진다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동민이는 부지런히 빨랫감을 가져온다. 그래도 거의 다
한 것 같다. 설거지와 간식 준비까지 마친 주방팀이 커피를 타서
가져온다. 잠시 휴식 시간이다. 커다란 탈수기를 사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봉사의 의미에 대해서도 잠시 대화를 나눈다. 음
식, 빨래도 봉사지만 장애우들과 함께 놀아 주는 것도 훌륭한 봉
사라는 걸 말해 본다. 사람이 그립고 정이 그리운 그들에게는 어
쩌면 빨래보다, 밥해 주는 것 보다 레슬링을 하며 뒹굴 수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아침에 내리던 비가 그쳤다. 하늘엔 햇빛이 조심스럽게 쏟아지
고 있었다. 감사하다. 빨래를 밖에다 말릴 수 있다. 장애우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면도하고 손톱 깎는 시간인가 보다. 몸은
건강하지만 정신박약인 친구 두명에게 밖에서 빨래 너는 것 도와
주라고 하니 좋다고 나간다. 양말까지 다 젖은 빨래 팀이 들어온
다. 다른 팀은 아직 빨래를 널고 있고.... 얼마후 모두 들어온다.
비온 뒤라 그런지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 마련해 간 간식을 쟁반
에 담아서 듬성듬성 놓고 간식 시간을 갖는다. 주기도문 외우는
데 2년을 걸린 친구들이 감사 기도를 노래로 부른다. 무슨 말인
지 알아먹을 수는 없지만,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
도라는 것을 우리는 느끼고 있었다.
이번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 많이 바빴다는 증거리라. 필
름을 마련하지 못해 사진 한장 찍지는 못했지만 우리들의 가슴에
찍힌 사진들은 영원히 간직되리라. 함께 동참해 준 이영욱, 오세
연, 류영희, 손현옥, 윤은미, 양미동님 모두 애쓰셨습니다. 감사합
니다.
20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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