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유행했던 단어 중에 캔디 삐삐라는 것이 있었다. 만화 영화 캔디의 주제가 중에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는 것처럼 울지 않는 삐삐를 말하는 은어였다. 누군가 호출을 해 줘야 삐삐가 울텐데 호출해 주지 않으니 얼마나 외로운가. 그래서 생긴 유행어리고 한다.
그런 캔디 삐삐처럼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눈군가 찾아와야 하고 그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참 많다. 그중에는 열악한 시설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도 포함된다. 그들에게 명절은 반갑지 않는 손님이다. 모두 고향을 찾아가고 친척이 찾아 온다고 기분이 들뜨지만, 명절 때가 되면 더욱 외롭기 때문이다. 찾아갈 부모 형제도 없고 고향도 모르는 사람들. 그중에는 외로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장애인들도 있지만, 그래도 정을 아는 장애인들이 많다.
명절을 앞 두고, 또는 명절을 지내고 더 기운이 빠지는 분들은 오갈 곳 없는 연약한 자들을 돌보고 있는 분들이다.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마땅하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에 더 기운이 빠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열악한 시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다. 똑 같은 봉사자 입장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좋은 옷을 입으면,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안된다. 당장 후원의 손길이 끊기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더 존경을 받고 칭찬을 받아야 할 분들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의 인식이 달라져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변함없는 마음, 변함없는 행동, 변함없는 약속...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모두 지켜질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은게 나의 마음이다. 회원들을 인솔하여 옥천 사랑의 집에 봉사를 간다. 오갈 곳이 없는 중증 장애인 20여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곳이다. 충북 옥천 적하리라는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파란 지붕의 스레트 집이 한눈에 보인다. 누군가 찾아 오는 분이 없는지 기다리는 것처럼 대문 앞에서 동구밖을 바라보고 있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보이는 마을.
마을에 들어서니 달콤한 포도향이 아찔하다. 그냥 주저 앉아 포도 박스를 열고 먹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마을 노인정 앞에 포도박스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어느 집의 담에 붙어 있는 감나무에는 노란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한눈에 가을의 풍요를 느낄 수 있다. 한적한 시골 풍경이 마음을 맑게 해 준다. 사랑의 집 대문을 들어서니 반갑게 맞이하는 장애인들의 포옹이 정겹다. 두발로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어느 정신지체 장애인은 목발 한개를 짚고 기우뚱거리며 걷고 있는 내가 안스러운가 보다. 달려와 부축을 해 준다. 그의 진심이 담겨 있는 사랑 표현법이다. 감사하다. 그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안으로 들어 간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조정식 목사님은 여전히 한쪽 다리가 없는 상태로 앉아 계신다. 나도 앉아서 악수를 나누고 목사님의 굵은 목소리 인사가 반갑다. 아내와 미룡님은 부억으로 들어가고 제이비님과 나는 마루에 앉는다. 반갑다고 눈 인사 하는 장애인부터 기어와 조막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장애인까지... 모두가 반가움이 가득하다. 하모니카를 불러주며 함께 찬양을 한다. 찬양을 하면서 말씀도 전하고, 다시 한목소리로 찬양하고... 그러다 보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아직도 부엌에서는 식사하게 상을 펴라는 연락이 없다.
목사님과 요즘 새롭게 바뀐 비인가 시설의 현실에 대하여 토론을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장애인 복지법... 그렇게 많은 장애인들을 파악도 못하고 있는 정부가 탁상행정으로 이상한 법을 만들어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분들을 어렵게 만드고 있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한다. 힘 없고 배경없는 우리들인지라 정말 현실에 맞는 장애인 복지법이 만들어져서 복지천국이 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해 본다.
먹음직스러운 꽃게찜이 한상 가득 나온다. 목사님의 축복 기도를 받고 밥 한공기 뚝딱 처리하는 걸 보니 꽃게찜이 참 맛있는가 보다. 평소엔 귀한 꽃게가 이번에는 많이 잡혀서 가격이 싼 덕분에 포식을 해 본다. 시시때때로 먹을 것, 입을 것,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고백이 듣기 좋다. 푸짐하게 차려졌던 식탁이 어느새 허전하게 비워졌다. 식사가 끝나자 먼저 양치질부터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며, 저렇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목사님 내외분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키우고 있는 염소가 많은 새끼를 낳고 잘 키워서 그것을 팔아 장애인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으시다는 조정식 목사님의 각오가 대단하시다. 친부모들은 자식이 장애인이라고 버렸지만 그들을 버려진 장애인들을 데려다 자식으로 삼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바보같은 삶을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그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이 있으니 그게 뭐 대수겠는가? 어려운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사람의 차별이 없는 시대, 그런 시대가 반드시 오리라 믿으며 하루의 일과를 마감해 본다.
2002. 9월에
그런 캔디 삐삐처럼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눈군가 찾아와야 하고 그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참 많다. 그중에는 열악한 시설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도 포함된다. 그들에게 명절은 반갑지 않는 손님이다. 모두 고향을 찾아가고 친척이 찾아 온다고 기분이 들뜨지만, 명절 때가 되면 더욱 외롭기 때문이다. 찾아갈 부모 형제도 없고 고향도 모르는 사람들. 그중에는 외로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장애인들도 있지만, 그래도 정을 아는 장애인들이 많다.
명절을 앞 두고, 또는 명절을 지내고 더 기운이 빠지는 분들은 오갈 곳 없는 연약한 자들을 돌보고 있는 분들이다.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마땅하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에 더 기운이 빠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열악한 시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다. 똑 같은 봉사자 입장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좋은 옷을 입으면,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안된다. 당장 후원의 손길이 끊기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더 존경을 받고 칭찬을 받아야 할 분들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의 인식이 달라져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변함없는 마음, 변함없는 행동, 변함없는 약속...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모두 지켜질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은게 나의 마음이다. 회원들을 인솔하여 옥천 사랑의 집에 봉사를 간다. 오갈 곳이 없는 중증 장애인 20여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곳이다. 충북 옥천 적하리라는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파란 지붕의 스레트 집이 한눈에 보인다. 누군가 찾아 오는 분이 없는지 기다리는 것처럼 대문 앞에서 동구밖을 바라보고 있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보이는 마을.
마을에 들어서니 달콤한 포도향이 아찔하다. 그냥 주저 앉아 포도 박스를 열고 먹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마을 노인정 앞에 포도박스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어느 집의 담에 붙어 있는 감나무에는 노란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한눈에 가을의 풍요를 느낄 수 있다. 한적한 시골 풍경이 마음을 맑게 해 준다. 사랑의 집 대문을 들어서니 반갑게 맞이하는 장애인들의 포옹이 정겹다. 두발로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어느 정신지체 장애인은 목발 한개를 짚고 기우뚱거리며 걷고 있는 내가 안스러운가 보다. 달려와 부축을 해 준다. 그의 진심이 담겨 있는 사랑 표현법이다. 감사하다. 그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안으로 들어 간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조정식 목사님은 여전히 한쪽 다리가 없는 상태로 앉아 계신다. 나도 앉아서 악수를 나누고 목사님의 굵은 목소리 인사가 반갑다. 아내와 미룡님은 부억으로 들어가고 제이비님과 나는 마루에 앉는다. 반갑다고 눈 인사 하는 장애인부터 기어와 조막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장애인까지... 모두가 반가움이 가득하다. 하모니카를 불러주며 함께 찬양을 한다. 찬양을 하면서 말씀도 전하고, 다시 한목소리로 찬양하고... 그러다 보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아직도 부엌에서는 식사하게 상을 펴라는 연락이 없다.
목사님과 요즘 새롭게 바뀐 비인가 시설의 현실에 대하여 토론을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장애인 복지법... 그렇게 많은 장애인들을 파악도 못하고 있는 정부가 탁상행정으로 이상한 법을 만들어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분들을 어렵게 만드고 있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한다. 힘 없고 배경없는 우리들인지라 정말 현실에 맞는 장애인 복지법이 만들어져서 복지천국이 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해 본다.
먹음직스러운 꽃게찜이 한상 가득 나온다. 목사님의 축복 기도를 받고 밥 한공기 뚝딱 처리하는 걸 보니 꽃게찜이 참 맛있는가 보다. 평소엔 귀한 꽃게가 이번에는 많이 잡혀서 가격이 싼 덕분에 포식을 해 본다. 시시때때로 먹을 것, 입을 것,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고백이 듣기 좋다. 푸짐하게 차려졌던 식탁이 어느새 허전하게 비워졌다. 식사가 끝나자 먼저 양치질부터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며, 저렇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목사님 내외분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키우고 있는 염소가 많은 새끼를 낳고 잘 키워서 그것을 팔아 장애인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으시다는 조정식 목사님의 각오가 대단하시다. 친부모들은 자식이 장애인이라고 버렸지만 그들을 버려진 장애인들을 데려다 자식으로 삼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바보같은 삶을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그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이 있으니 그게 뭐 대수겠는가? 어려운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사람의 차별이 없는 시대, 그런 시대가 반드시 오리라 믿으며 하루의 일과를 마감해 본다.
2002. 9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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