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백합] 중복이 언제여??

자오나눔 2007. 1. 17. 13:48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엇그제 봄인가 했는데 벌써 숨이 컥컥 막히는 더운 여름입니다. 그것도 벌써 중복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더위는 이미 찾아와 버렸고, 더위와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백합 양로원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자오쉼터와 가깝게 살고 있기에 자주 찾아갈 수 있어 감사합니다. 연일 더운 날씨에 복날이 언젠가? 하는 마음으로 달력을 보았더니 초복은 이미지나 버렸고, 며칠 후면 중복입니다. 양로원을 방문하기로 한 날짜가 마침 중복을 앞둔 기간이라 토종닭 몇마리와 돈가스를 준비하는 아내를 보며 천상 섬기는 은사를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바쁜 쉼터의 일정에서 잠시 벗어나 한적한 도로를 달려 백합양로원으로 들어서니 반갑게 맞이하는 할머님들과 목사님을 만나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느끼시는 어른신들이라 방문객이라도 있는 날이면 신이 납니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주저없이 찾아 뵙는 것을 즐겨합니다. 쉼터에서 미리 돈가스를 만들고 토종닭도 푹 삶았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주방으로 들어가 음식물을 정리한 후 푸짐하게 상을 차리고 모두가 둘러 앉아 행복한 시간을 갖습니다. 유난히 고기를 좋아하시는 할머님은 말도 없이 부지런히 잡수시기만 합니다. 식사 시간에는 덕담을 나누는게 우리들의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했었는데, 백합 양로원이 바로 그곳이네요. 지금 아흔살 잡수신 할머님껜 건강하게 백수를 누리시라는 덕담을 합니다. 머리가 많이 아프시다는 할머님껜 이젠 머리띠를 풀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고 합니다. 구정숙 목사님과 복날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내일이 중복이라고 하는데, 저쪽에서 맛있게 잡수던 할머님이 묻습니다. "중복이 언제여?"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삶들입니다. 누군가 보살피고, 누군나 사랑을 주어야만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세상엔 참 많은 분들이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 삶속에서 작은 행복이라도 잡으려고 노력을 하겠지요. 지금 백합 양로원에 살고 계시는 할머님, 할아버님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