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안양] 유영철 닮은 재소자

자오나눔 2007. 1. 17. 14:30
유영철 닮은 재소자

교화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한 재소자가 질문을 합니다. 다리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어느 아이가 "유영철이다~ 살인범 유영철이가 병원에 왔다~"하기에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을 합니다. 유영철을 한번도 본 적도 없는데 유영철이가 자기처럼 잘생겼을까 하는 의혹도 들었다는 말에 한바탕 웃었더랍니다. 자기가 아무리 나쁜 놈이라 할지라도 유영철은 닮고 싶지 않다는 말속에 그의 각오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유영철이도 회개하고 예수 믿으면 천국갈 수 있을까요?"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던 두 강도를 예화로 잠시 설명을 해 주시는 열린마음 목사님. 그렇게 재소자들과의 만남이 있었더랍니다.

뜨거운 8월에는 외부 방문객을 받지 않는 교도소의 방침에 따라 두달만에 찾아가는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입니다. 교도소에서 정해진 틀 안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가지고 어떻게 순서를 진행시켜야 가장 효과적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번 교화 행사에는 소록도 봉사에 함께 참석했던 파주의 통일동산 교회에서도 5명이 참석을 했습니다. 열린마음 목사님이 미리 지켜야 할 사항을 알려 주셨는지 순조롭게 진행이 됩니다. 재소자들에게 들려주려고 준비했다는 찬양, 아름다운 사연, 설교, 메시지, 재소자들이 준비한 순서 등이 정해진 시간 속에서 알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베렉님의 찬양인도가 끝나자 제가 간단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서로가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는 시간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가 끝난 후 통일동산교회팀이 준비한 특별찬양을 듣습니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찬양이 은혜입니다. 윤건주 목사님의 설교가 끝나고 2부 순서로 들어갑니다. 준비해온 사연을 낭송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낭송을 순서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이 시간에야 생각납니다. 어찌된 일인가 생각해보니 낭송을 해야 할 시간에 미룡님이 재소자들 음식을 준비하러 가고 안보였네요. 대신 목사님들과 남자들이 특송을 했더랍니다. 그런데 낭송을 시켰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좋은 사연들이었는데 진행자의 건망증으로 재소자들에게 들려줄 기회를 다음 달로 미뤄야 하네요.

추석이 가깝기에 추석을 생각할 수 있는 음식들을 준비했습니다. 한사람 앞에 한 접시씩 푸짐하게 담겨져 놓였습니다. 간단한 감사기도를 드린 후 맛있게 먹는 감사의 시간입니다. 재소자의 간증이 이어집니다. "담석으로 고생하고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는데도 아직도 담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했을 때, 성경 필사를 다시 시작해 보라는 오세연 사모님의 권면을 받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하루에 잠을 3시간씩 자면서 성경을 썼는데 구약을 다 쓰고 나니 담석이 소변을 통하여 모두 밖으로 나와버렸다."는 감사의 간증을 들려줍니다. 그 재소자는 벌써 성경을 두 번이나 쓰고 많은 은혜를 받았는데 세 번째 쓰면서 체험한 감사라고 합니다. 7년형을 받았는데 이제 2년8개월 남았다고 좋아합니다.

출소하여 열심히 살고있는 분들의 소식도 전해주고, 다시는 푸른 죄수복을 입지 않도록 하자는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돌발퀴즈가 나갔습니다. 예배시간에 얼마나 진지하게 들었는가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정답을 말한 재소자에게는 준비해간 상품이 전해집니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을 아는 사람이라며, 교도소 안에서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무언가 준비하는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도 전합니다. 오전에 교도소 정문에서 출소자들을 만났는데 어느 출소자는 20여명이나 되는 가족이 마중을 나왔고, 어느 재소자는 한사람이 마중을 나왔고, 한 재소자는 아무도 마중을 나오지 않았던데, 저 출소자들 중에 오늘 당장부터 의식주 걱정을 하지 않을 사람은 누구일까...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모범수로 출소하는 것도 좋지만 교도소 안에서 몇 가지 자격증이라도 따서 나오라고 권면을 해 줍니다.

얼마나 그들이 공감을 할지는 모릅니다. 그래도 7년 동안 변함 없이 매월 찾아가는 우리들에게만큼은 마음 문을 열어주는 그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찾는 것이 소중합니다. 부족한 저희들의 작은 섬김을 통해서라도 그들이 다시 교도소 들어 올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그만큼 우리 사회는 밝아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데 아직은 전과자는 두려움과 멸시의 대상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사고와 범죄는 우리 모두에게도 노출되어 있기에 우리들도 그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을 말해 보라고 합니다. 다음 만남 때는 어떻게 행사를 진행시켰으면 좋겠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다리 수술이 잘못되었는데 의료사고가 아닌지 알아 봐 달라는 부탁도 받습니다. 성경을 써보겠다며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받습니다. 정해진 시간을 초과했습니다. 행사를 끝내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일동산 교회 황상도 목사님의 당부말씀과 기도로 행사를 마칩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4. 9. 11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