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양로원] 청솔모 노니는 곳에

자오나눔 2007. 1. 17. 14:45
진한 아카시아 향기가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아직은 봄날인데 여름 같은 날씨가 올 여름을 미리 생각하게 합니다. 양로원 가는 길은 언제나 싱그럽습니다. 양옆으로 울창한 숲이 우거진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가끔은 청솔모도 길을 가로질러 가곤 합니다. 자연스럽게 차를 멈추며 청솔모의 귀여운 모습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들은 언제나 풍성한데 주는 것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양로원의 모습이 눈앞에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변함 없는 양로원 같지만 주변 땅에서 자연의 선물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좁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달려 온 우리들에게 주는 선물은 할머님들의 고운 웃음입니다. 반가워 내미는 거친 손입니다. 살아온 세월만큼 외로우셨을 주름진 얼굴에도 반가움이 나타납니다. 혹시 당신들의 얼굴이 다른데 알려지면 자식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래도 우리들이 찾아가면 항상 좋아하십니다.

쉼터에서 일부 준비를 하고 오다가 시장에 들려 사온 싱싱한 재료들로 식사 준비를 합니다. 오늘 메뉴는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수와 맛있는 반찬에 수박이 곁들여집니다. 아내와 미룡간사는 분주합니다. 인선님과 용진님도 자리에 앉아 일손을 돕고 있습니다. 중고차를 구입했는데 기능을 모르겠다는 양로원 목사님과 밖에 나가서 몇 가지 기능을 점검해 봅니다. 차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인데도 다행이 전에 사용하던 우리 차가 같은 종류였습니다. 그래서 기능들을 알 수 있었지요. 덕분에 기분 좋아하시는 목사님의 웃음소리를 듣습니다.

식사하시라는 연락이 옵니다. 할머님, 할아버님이 식사를 하시러 주방으로 모이십니다. 날씨는 더운데 감기에 걸려 있는 어르신들 덕분에 얼음은 넣지 않고, 필요한 분들에게만 따로 얼음을 넣어 드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콩국수 위에 고명과 함께 자리를 잡고 있는 삶은 계란 반쪽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양로원 목사님의 감사기도로 행복한 식사가 시작됩니다. 웃음이 함께 있는 밥상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눈에 들어오는 주변환경은 온통 개발의 흔적들입니다. 도로가 뚫리고 산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더 좋아지기 위해서 저렇게 하겠지요. 그런 줄 알면서도 아쉽습니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할 날도 올 것 같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 합시다.

2005. 5. 19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