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314] 물이 귀한 동네에서...

자오나눔 2007. 1. 25. 23:51
해질녘 어둠이 채 내리기 훨씬 전부터
수도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 물이 뿜겨져 나오고
그 물은 물을 간절히 기다리던 화초와 채소에 뿌려집니다.
물이 귀한 동네.
아직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았기에 지하수를 이용하는 마을입니다.
한 개는 물이 귀한 마을에 공동으로 사용하고
한 개는 우리가 사용하려고 지하수 대공을 2개 팠습니다.
감사하게도 두 곳에서 물이 잘 나옵니다.

물이 귀한 마을이라 화초에 물을 흠뻑 주는 걸 아까워하는 순박한 사람들.
그들에게 필요하실 땐 언제든지 오셔서 물을 연결해 가시라고...
그래도 아직은 물을 달라고 하시는 분은 없습니다.
필요할 때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있다는 것,
참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물 몇모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래위에 비닐천을 덮고
아침에 그것을 꼭 짜서 물을 모으는 광경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화면을 통해서이지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엔
아직은 물이 부족하여 애 태우는 일은 드뭅니다.
넉넉할 땐 감사를 모를 때가 많고
넉넉할 땐 귀한 줄 모를 때가 많습니다.
거세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제 얼굴에 한참동안 뿌리고 있었습니다.
더 감사하자고,
더 겸손하자고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2003. 5. 19

사족 : 게시판에라도 흔적을 남겨서 회원간의 근황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